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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배추가격…"정부 차원 수급 안정책 시급"

입력 : 2013.11.14 16:10


지난해 급등했던 배추가격이 올해 절반 수준으로 반 토막 나면서 농촌 들녘에서 한숨이 나오고 있다. 농가들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배추가격 널뛰기 현상을 막을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 싸늘한 출하 현장…"말도 걸지 말라" 김장철을 맞아 배추 출하가 한창인 강원 춘천시 서면.

배추를 뽑아 망에 담는 작업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싸늘하다. 배추가격이 내려가다 보니 출하 작업을 하는 농민들은 "말도 걸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10㎏ 한 망에 6천∼7천 원이던 도내 가을 배추 산지 출하가격은 올해 한때 2천∼2천500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품질이 좋은 상품 배추는 4천 원대로 올랐지만, 작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가격을 제대로 받기 어렵거나 버리는 물량도 많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배춧값이 급락한 것은 올해 재배 면적이 늘었는데다 태풍 피해 등 자연재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10㎏ 배추 한 망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씨앗과 농약, 영양제, 인건비 등으로 3천500원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이마저도 건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밭떼기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수확을 아예 포기하고 갈아엎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장관 등 농정당국 고위 관계자들의 발길도 요즘은 뚝 끊어졌다.

농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폭등해야 높은 분들이 많이 내려오시는데 요즘은 가격이 없으니까 안 내려오신다"면서 "그런 게 농민들의 불만"이라고 귀띔했다.

◇ 소비 촉진 안간힘…김장재료 파격 할인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자 강원도와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는 소비 촉진과 판로 확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태풍이 오지 않는 등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배추와 무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절임 배추로 가공 판매하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또 판로 확대를 위해 30곳에 임시 김장시장을 개설하고 김장 나누기 행사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가을 배추는 9월 태풍이 변수여서 인위적으로 대비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선 농협은 '김장 일찍 하기, 김치 나눠 먹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농협중앙회 강원본부는 14∼15일 김장시장을 열어 김장 채소를 비롯해 절임 배추, 새우젓, 멸치액젓 소금 등을 기존 판매가격보다 10∼4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또 행사장에서 배추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무를 증정하고, 시내에 거주하는 소비자에는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김장 김치 소비를 늘리고자 돼지고기를 35∼45% 할인된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채형석 본부장은 "김장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전통 먹을거리인 김장 김치의 소비를 늘리고 판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생산농가 "널뛰기 가격 안정책 절실" 하지만, 농가와 소비자들은 '반짝 이벤트'보다는 배추 가격이 급등했다가 내려가는 악순환을 막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배추가 기상 여건에 영향을 받는 작물이지만 그해마다 수급량을 예측, 파종 면적 등을 조절하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농가들은 배추 생산량이 증가하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렵고, 가격이 내려가면 정부가 바로 배추를 수입에 시장에 풀어버리기 때문에 현재는 이래저래 근심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한식 농업경영인춘천시연합회 동내면 회장은 "배추를 파종할 때 전국 농협 등을 통해 올해는 배추를 어느 정도 심으라고 조절을 해주면 과잉 생산을 막고 농가도 다른 작물을 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인 김영준(74·춘천시 서면) 씨는 "70대 중반의 나이에 물과 거름을 직접 주며 1등품으로 배추를 길러놨는데 품값조차 나오지 않는다"면서 "올해처럼 가격이 일정한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정부가 수매를 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가격이 급등하면 비싼 김장을 해야 하는 소비자도 안정적인 배추 공급을 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김종혜(58·여·춘천시 동면) 씨는 "올해는 포기 당 1천원∼1천500원에 살 수 있어 김장 부담이 지난해보다 훨씬 줄었다"면서 "하지만 배추 농사짓는 분들을 생각하고, 소비자의 처지를 생각하면 배추 가격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