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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3년간 성관계 없었던 노부부, 이혼 안 된다"

윤나라 기자

입력 : 2013.11.11 11:49


20년 넘게 성관계를 하지 않고 지내온 사실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황혼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잠자리가 끊겼다면 이 때문에 혼인이 파탄났다고 보거나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1960년대 결혼한 김모 씨와 남편은 1980년쯤부터 성관계를 하지 않았고 남편은 전립선비대증을 앓다가 칠순이 넘어서는 전립선암에 걸리기까지 했습니다.

김씨는 남편에게 맞는 바람에 뇌진탕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가부장적 태도에 불만을 느끼다가 이혼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남편의 '성적 유기'와 장기간의 폭언·폭행 등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23년 섹스리스'를 이혼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아가면서 점점 무덤덤해져 성관계 횟수가 줄다가 딱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성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전제했습니다.

재판부는 "성관계를 중단할 무렵 이미 쉰 살에 가까웠고 전립선 질환 때문에 성관계를 하기 어려웠다는 남편의 주장은 수긍된다"며 "성관계 부재가 부당한 대우라거나 이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강조하며 "세 자녀가 훌륭히 성장해 독립했고 남편의 여생이 길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혼인생활이 김씨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