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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내년 서울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몇개나 더 생길까?

최효안 기자

입력 : 2013.11.08 15:30|수정 : 2013.11.08 15:31


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발표했습니다. 천만 인구가 사는 최대 도시인 만큼 예산의 규모는 엄청난데, 올해보다 약 1조 원 늘어난  24조 5천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24조란 돈 사실 가늠이 잘 안되는 엄청난 액수죠. 24조 가운데 복지 예산만 무려 7조 원에 달해 전체 예산의 32%가 복지에 투입됩니다.

시민들에게 사실 가장 궁금한 건 그 복지 예산 가운데 '과연 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예산이 과연 얼마인가' 일 겁니다. 제가 예산안을 보며 한번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우선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영유아 무상보육과 관련한 예산은 확보했습니다. 적어도 내년에는 올해처럼 무상보육비가 고갈되어서 지급이 안될 지도 모른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이 보내고 싶어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서울에만 무려 100개가 새롭게 설치됩니다. 또, 그동안 중학교 2학년까지만 실시 되던 친환경 무상급식도 내년부터는 중학교 3학년까지 확대편성됐습니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소식인데, 그러나 내년 서울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울시만의 복지는 사실상 이게 전붑니다.

왜냐구요? 그건 기초노령연금과 무상보육비 등 국가주도 복지사업에 서울시 예산이 엄청나게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내년 서울시 복지 예산의 74%는 국가 주도 복지사업에 지출되어야 하는 예산이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서울만의 복지에 지출할 수 있는 돈은 채 30%가 안 되는 겁니다.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서울시는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의 정부 지원율을 올려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시로선 이 부분이 예산 편성에서 핵심이기도 합니다. 내년만 해도 국가주도 복지사업에
새롭게 투입되는 돈이 무려 4천억 원 이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세금이 들어오는 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는데 국가 주도 복지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해마다 늘어가니 도무지 다른 분야에는 돈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서울시의 이런 주장은 엄살이 아닙니다. 내년 경우도 국가 주도 복지사업에 들어가는 돈이 크게 늘어나 결국 약 1조원 가량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단 내년에는 강남의 시립서울의료원 부지를 매각해 3천억 원을 마련하고, 원래는 올해 갚아야 하는 지방채 3천억 원의 갚는 시기를 미뤄서 부족한 예산을 막았습니다. 그러나 늘 팔 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지방채 상황을 미룰 수만도 없죠.

그리고 땅을 팔거나 빚을 안 갚는 방법으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국가주도사업의 정부와 지자체 간의 분담비율을 우리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국가주도사업 예산 분담 비율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분담 비율을 줄여달라고 하는 서울시의 주장은 타당한 것인지, 분담 비율을 줄인다면 적절한 선은 과연 어디까지인지에 관한 논의를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됩니다.
  
한번 경험한 국가 차원의 보편적 복지서비스는 후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런 복지 서비스에 들어가는 예산 때문에 다른 분야에 꼭 들어갈 예산이 소외되는 상황도 이미 현실화됐습니다. 복지 예산의 분담 비율에 관한 논의가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