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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경기불황으로 빈집 무단 거주자 늘어

입력 : 2013.11.07 04:44


스페인 경제의 불황으로 부동산 경기 또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새로 지은 집들은 팔리지 않고, 은행이 압류한 집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에서 이런 빈집에 몰래 들어가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엘파이스 신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단 거주자라는 뜻의 스페인 단어인 '오쿠파'(Okupa)로 불리는 이들은 전기도 물도 연결되지 않은 집에서 산다. 

월세를 낼 형편이 못 되는 실직자, 저소득자 가정이 대부분이며 가끔 은행에 집을 압류 당한 이들과 이민자도 있다.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기까지 법적 절차로 오랜 시일이 걸리는 점을 악용해 그동안에 무단으로 거주하는 것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한 오쿠파는 "날씨가 추워서 멀리서 물을 길어와 데워서 아이를 씻기고 밤이면 촛불로 버티고 있다"고 오쿠파의 어려운 생활을 전했다. 이 가장은 "일자리만 있다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간혹 뻔뻔한 거주자는 아예 집 열쇠를 바꿔 집주인이 자기 집에 들어갈 수 없는 황당한 상황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회사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텅 빈 아파트에 24시간 경비를 배치하고, 출입문을 콘크리트로 아예 막아버리기도 한다.

팔리지도, 임대도 안 되는 아파트 때문에 분양 회사와 집주인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정이 딱한 사람을 배려하자"라고 오쿠파의 처지를 동정하는 이들이 있지만 피해자들은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제 퇴거 집행 전에 무단 거주자와 아파트 분양회사가 합의해 70∼120유로(약 10만∼17만원)의 월세를 받는 대신 물, 전기를 연결해주며 일정 기간 살 수 있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에만 적용되는 미봉책이다.

스페인 정부는 오쿠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