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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노회찬 "통진당 '강령'이 북한식 사회주의? 과도한 해석"

입력 : 2013.11.06 09:10|수정 : 2013.11.06 13:31

노회찬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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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진당 해산심판청구는 국면전환용, 이념 편 가르기"
- "헌법재판소도 정치적으로 곤혹스러울 듯"


정부가 통합 진보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함에 따라 이제 공이 헌재로 넘어갔습니다.

진보진영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국정원 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린 정부여당과 보수세력의 국면 전환용 이념 공세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진당의 강령이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고 일부 세력이 종북 활동을 했다면 그 사람들만 처벌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통합 진보당 해산 청구을 보는 진보 진영의 시각은 어떤 것인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과 SBS 러브 FM 한수진의 SBS 전망대가 가진 인터뷰 간추려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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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습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주의의 파괴 행위다”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헌법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사안 어떻게 봐야할지.

이 시간에는 통합진보당과 분단 사태를 겪은 정의당의 노회찬 전 의원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노회찬 전 의원: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노회찬 전 의원:우리나라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요. 정부가 너무 무리하고 있지 않은가. 상당히 걱정이 됩니다. 불과 2주 전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 장관이 이 문제를,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에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대답을 했는데 아주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서 졸속으로 급하게 결정되고 추진된 것이 아닌가.

이런 우려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정치적인 필요라고 하면 어떤 말씀이신가요.

▶ 노회찬 전 의원:사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의해서 지난 대선 때 불법 선거 개입한 사실의 여러 증거들이 드러나고 그로인해 정치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 국면을 공안사건.

국민들에게 이념적인 편 가르기를 하는 사건을 가지고 국민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결국 이렇게 되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계속해서 이 문제를 둘러싼 편 가르기가 정치권을 지배하지 않겠는가.

말로는 민생정치 하자고 하면서 공안정치를 계속 거듭 연출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이 결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는 한데요. 일단 통합진보당 해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법무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통진당의 강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또 이석기 전 의원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당 내 핵심 조직 RO의 내란음모 등이 헌법 기본 질서에 위배한다.

이런 내용인데 근거로는 불충분하다고 보시나요?

▶ 노회찬 전 의원:네. 저도 국무회의에 올라온 안건을 세세하게 들여다보았는데요. 문제 삼고 있는 강령을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한 것으로 해석한 것도 너무 과도하고요.

그 강령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해 작년 5월 달의 일입니다. 그것을 지금 와서 급하게 위헌정당 심판 청구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요.

그 다음에 RO문제는요. 지금 검찰 스스로가 RO를 반 국가단체로 기소하지 않았어요. 관련된 4명을 내란 혐의로 기소했을 뿐이거든요.

증거가 불충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인데, 그 RO가 활동하고 있다고 당 전체를 위헌 정당으로 심판 청구하는 것은 너무 스스로도 검찰의 이번 이석기 의원과 관련된 기소 내용과도 맞지 않는 것 같거든요.

너무 과대포장해서 문제 삼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그리고 아까 강령에 대해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 더 여쭈어볼게요. 법무부가 우리 헌법에 위배된다고 해석한 부분.

휴전 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주한미군 철수하라. 이런 내용들을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전 의원:어제 정홍원 국무총리께서 민중이라는 용어를 사회주의적 개념이라고 답변하는 것을 보고 저도 놀랐는데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과거 민정당 노태우 정부 시절에 남북 기본합의서에 체결된 내용에도 사실 정전상태를 평화 상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는 자세히 보면 그냥 철수가 아니고 한반도 동북아 비핵평화 체제 구축과 연동해서, 결국 핵무기도 철거되고 여러 가지 남북 간 평화가 작동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주한미군 철수 문제도 거론한다는 뜻으로 강령에 들어가 있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당장 철수하라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가지고, 실제로 강령에 적혀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어 몇 개를 골라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헌법 재판소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사안이 아닌가. 그렇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그러면 종북 성향의 NL계열이 당을 장악하고 있고 북한이 중요사안마다 지령을 내렸다.

이런 것도 문제를 삼고 있는데 이런 당이라면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노회찬 전 의원:그게 사실이라면 논란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에 있었던 일이고요.

법무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은 민주노동당 시절에 있던 일이고 그 당시에도 재판 과정에서, 당이 연관된 것이 아니고 몇 몇 개인이 연관된 것이고 그 개인은 처벌을 받았거든요.

저는 그 사람들을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당이 그 지령을 받았던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저도 처벌받아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우리가 명확한 사실과 근거에 입각해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너무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 헌법재판소에서도 사실 정부에서 이렇게 심판 청구를 한 것을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에요.

헌법 재판소가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그런데 의원님. 검찰이 기소한 사람이 4명밖에 안 된다고 해서 당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에 그친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 노회찬 전 의원:단언할 수는 없죠.

이 당이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배했다고 하는 증거가 강령이나 이념이나 활동으로 드러나야 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강령이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는 것은 그 강령은 사실 과거에 저희가 분당하기 전에 함께 만들었던 강령이에요.

저는 당시 당 대표가 아니었습니다만 당시에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조준호.

그 공동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강령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순화된, 제가 볼 때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강령인데 그것을 가지고 최근 들어서 이석기 의원 사건 등으로 형성된 이미지와 연결해서 작년 5월 달에 만든 강령을 북한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 자체가 과대포장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고요.

▷ 한수진/사회자:지금 보면 정부가 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 뿐 아니라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직 상실에 대한 가처분 신청도 병행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어요? 이 점은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전 의원:이것은 사실 논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어떤 법에도 지금 선출된 국회의원이 다른 선거법 등 관계법을 위반해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 말고 어떤 활동과 관련해서요.

법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그래서 이 부분은 필요하다면 법을 먼저 재정하고 그에 따라서요.

예를 들면 위헌 정당으로 판정 날 시에는 소속 의원들의 자격을 무효화한다거나 하는 그런 입법 조치를 선행한 다음 처리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유권자에 의해서 선출된 사람들을 헌법재판소의 판결.

과반수 동의로 자격을 임시로라도 가처분을 통해서 제한하는 것은 국민들의 참정권에 대한 훼손 행위가 아닌가. 우려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통합진보당 투쟁에 함께하실 생각이신가요.

▶ 노회찬 전 의원:그것은 당에서 결정해서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국민 여론 중에서도 해산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상당하던데요.

▶ 노회찬 전 의원:어떤 당 보기도 싫다. 이런 식으로 하면 다른 당도 아마 그 반대자가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있어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 너무 여론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노회찬 전 의원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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