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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의붓딸 살인사건 현장검증…계모 범행 재연

이혜미

입력 : 2013.10.30 15:39|수정 : 2013.10.30 16:24

"학교 소풍 보내달라"는 8살 딸 주먹과 발로 폭행


40대 계모가 소풍을 보내달라는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열렸습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피의자 40살 박모 씨의 집에서 비공개 현장검증을 진행했습니다.

박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쯤 의붓딸인 8살 이모 양이 거짓말을 한다며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이양의 머리와 가슴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의자 박씨는 현장검증 장소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망토 형태의 옷으로 몸을 감싼 채 나타났습니다.

범행 이유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박씨가 현장검증에서 이양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주먹과 발로 때리는 장면을 재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양이 머리를 맞고 머리를 감싸면 옆구리를 때리고 옆구리를 감싸면 다시 머리를 때리는 식으로 폭행이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박씨는 15분 동안 딸을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1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심각한 폭력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멍이 빨리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온몸에 멍이 든 이양에게 욕조에 들어가라고 시켰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씨가 애초에 "목욕을 하던 딸이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112에 거짓 신고해 박씨가 숨을 거둔 딸을 직접 욕조로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현재로서는 박씨의 진술 외에는 다른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검증이 이뤄진 아파트 앞에는 주민 20여 명이 모여 박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경찰은 박씨를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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