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뉴스를 통해 ‘공짜 버스’를 타는 프랑스 도시 ‘샤토후’를 소개했습니다.
(▶"버스가 공짜예요" 발상의 전환 덕분에…기사 보러 가기)유럽에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승객들이 내는 버스요금 만으로는 운행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기름값 인상과 각종 관련 비용 증가로 인해 해마다 교통 요금을 올려도, 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은 유럽이나 우리나 마찬가지 입니다. 모든 사회가 대중교통 인상 시기만 되면 부정적인 여론에 몸살을 앓곤 합니다. 그런데 샤토후라는 도시는 요금 인상을 해서 적자를 면할 수 없다면 차라리 무료로 운영해보자고 도전한 것입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름 뜨거웠습니다. 당연히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갈렸고, 긍정적인 공감과 우리나라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의견을 주신 분들에게 일일이 답을 드릴 수 없어서 댓글에 주로 나오는 의견과 거기에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Q.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왜 시작했나?
샤토후는 2001년 말부터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작합니다. 프랑스에서 한 두 개 노선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도시는 있었지만, 시내 모든 노선을 무료화한 것은 샤토후가 처음입니다. 우선, 시내 중심이 작아 이동거리가 적다 보니 자동차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자가용이 중요한 교통 수단이 됐습니다. 도심에는 더 많은 주차장이 필요했습니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은 침체돼 있었습니다. 버스비가 유료일 때인 2001년 주민 1인당 연간 이용횟수는 21회로, 당시 전국 평균 34회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Q. 12년이 지난 뒤 성과는?
한마디로 도시 활성화입니다. 그동안 버스 노선거리는 45% 증가했고, 버스 승객은 210% 증가했습니다. 도시 규모가 2001년에는 도심을 포함해 6개 마을로 구성됐는데, 올해 3개 마을이 추가 편입돼 총 15개 마을로 늘었습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시민은 대규모 공장과 군부대가 이전해 도시가 위축됐는데도 그나마 활기를 유지하는 것은 이 정책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이 정책의 장점?
첫째는 자가용을 꼭 보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도로에 차량이 줄고 대기오염도 감소합니다. 셋째는 승차권이 없기 때문에 버스 운전자는 ‘검표원’ 역할을 하지 않아도 돼 운전자와 승객간의 관계가 좋아진다는 설명입니다. 버스를 타보니 운전자는 승차하는 시민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Q. 이 정책의 단점은?
첫째, 무료이다 보니 짧은 거리에도 버스를 타게 돼 혼잡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방정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샤토후 시도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늘 고민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뀌면 무료화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습니다. 모든 정책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는 거니까요.
Q. 개인의 세금 부담은 없다지만 기업이 부담한다면 문제 아니냐?
우리나라도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출퇴근 때 쓰라고 교통비를 지급합니다. 샤토후 시에 있는 기업들도 우리와 같은 명목으로 수익의 0.55%를 떼서 '교통 분담금'이란 이름으로 내고 있었습니다. 샤토후 시는 무료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9인 이상 고용한 기업에게 0.6%의 교통 분담금을 내게 했습니다. 즉, 우리 식으로 기업이 직원들 지갑에 넣어주는 교통비를, 시가 직접 받아서 함께 나눠 쓰고 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 무료화에 따른 실질적인 증가는 0.05% 포인트인 거고요. 시측은 기업이 부담할 한도는 0.6%라며 그 이상 올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Q. 우리는 검표원이 없으니 비용 절감할 게 없지 않느냐?
이 부분은 우리와 사정이 다릅니다. 프랑스에는 검표원이 있습니다. 이들은 불시에 버스에 타서 승객들의 승차권 소지 여부를 검사합니다. 부정승차시 상당한 벌금을 내게 합니다. 당연히 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가 있습니다. 또, 승차권 판매기를 설치, 유지, 관리해야 하니 그 비용도 상당합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교통카드도 공짜가 아닙니다. 카드 제작비, 시스템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이런 비용은 해마다 증가해 부담을 키우지만 표를 받지 않게 되면 생각할 필요가 없는 비용이 되는 겁니다.
Q. 무료 승차를 하면 노숙자, 실업자, 노인들이 많이 타 불편하다?
이런 댓글도 꽤 있었는데요, 제가 답을 드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대신 샤토후 시장의 생각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샤토후 시장은 2001년 시장 선거에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접근권을 보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Q. 대도시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
이 부분은 저 역시 궁금했고 시청 관계자들에게도 질문도 했습니다. 샤토후 시는 도시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불가능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샤토후 시의 사례를 본보기로 20개 도시가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인구 10만 이하 도시들입니다. 취재하면서 든 생각도 관광객 등 외지인이 많다면 시가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이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에스토니아의 한 도시가 무료 정책을 시작했는데 이 도시의 인구가 40만명을 넘습니다. 만약 이 도시가 성공한다면 한국의 대도시 시장님들도 한 번 방문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