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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우 값이 떨어지면서 국내산 육우가 불똥을 맞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왕이면 가격도 내린 한우 먹자고 몰리면서 육우 농가는 고사위기에 몰린 겁니다. 2년 전에 30만 원이던 육우 송아지 가격이 사실상 공짜가 돼 버렸습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가서 주인 잘 만나서 좋은데 가서 배불리 먹고 잘 살아라.]
낙농업을 하는 공병헌 씨가 수송아지를 팔러 길을 나섭니다.
우유를 짜는 목장에서 수소는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공병헌/낙농가 : 소 장사들이 와서 가져가고 했는데, 5만 원이라도 주면 그래도 괜찮겠는데 1만 원에도 안 가져간다고 하니 뭐.]
송아지에 2만 원 넘는 사료까지 한 포대 얹어주고 단돈 1만 원을 받습니다.
[1만 원에도 안 가져가니까 내버린 거야 이거는. 완전히 버리는 거야.]
육우 농가들이 공짜에도 송아지를 데려가지 않는 것은 기를수록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사료 값은 계속 오르는데 육우 고깃값은 계속 하락세입니다.
[홍병선/한우 농가 : 사료 값도 안 나오는 게 현실이에요. 한우에 비해서 먹는 거는 배로 먹고 너무 힘들어요. 안 먹이는 게 낫죠. 먹일수록 손해고.]
20개월 키워서 팔 때 생기는 손해가 사료 값만 따져도 44만 원,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136만 원 정도입니다.
[정덕훈/육우 농가 : 마이너스인데 누가 이걸 갖다 먹이겠냐고. 기자님 같으면 먹이겠어요 가져다가? 마이너스인데? 고생해가며 이 똥냄새 맡아가면서 안 하지 절대 안 하지.]
젖소는 새끼를 낳아야 우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낙농가에선 매년 인공 수정을 시킵니다.
새끼가 암컷이면 어미처럼 젖소가 되고 수컷이면 고기 생산을 위한 육우가 됩니다.
이런 육우는 국내산 소고기 유통 물량의 12% 정도를 차지합니다.
한우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육우를 외면하면서 농협은 물론 대형마트에서조차 육우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고육지책으로 낙농가들이 육우 식당까지 만들어 한우의 평균 60% 가격에 팔지만 소비촉진엔 역부족입니다.
[우제국/서울 압구정동 : 보통 사면 한우만 샀지, 육우라고 해서 뭐 파는 경우도 없었고 꽃은 맛이 조금 덜하지만 부드럽고 비슷하다고 느껴졌어요.]
사정이 이러다 보니 6만 정도의 육우 농가 가운데 상당수가 한우 농가로 전업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심각한 한우의 공급과잉이 더 심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억지로 육우를 키워야 하는 낙농가들이 원유값을 올려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육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동시에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조창현,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