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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문화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데요. 올 가을 대중음악계에는 중년 세대들 마음 설레게 하는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쟁쟁했던 왕년 가수들이 다시 속속 활동을 재개하는가 하면요. 세상을 떠났지만 대중들 마음속에 영원한 별로 빛나고 있는 80년대 스타들의 음반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SBS전망대에서는 모처럼 대중음악 이야기 한 번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관련해서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올 가을 유독 중년 세대들 설레게 하는 대중음악계 소식 많이 나오는 것 같네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설레는 것도 있고 가슴 아픈 소식도 있고 그렇죠. 갑자기 주찬권 씨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들국화 팬들은,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이런 생각 많이 하실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전설적인 드러머 이었다면서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사실 들국화 멤버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험을 이전에 97년에 피아니스트 허성욱 씨 돌아가셨을 때도, 아이고 이게 뭐야.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들국화가 들국화만으로 활동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요. 짧죠. 1집, 2집 낸 것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나서 추억들국화라고 허성욱 씨와 전인권 씨가 냈었던 머리에 꽃 꽂아주는 사진있는 앨범 사진이 있습니다. 특히 들국화가 그 시기에 다른 락 밴드들과 달리 피아노가 갖고 있었던 힘이 컸는데 허성욱 씨가 갑자기 97년에 돌아가셔서, 세상에. 허성욱의 소리를 못 듣는 구나. 라는 아쉬움이 아마 지금 들국화 팬들에게도 있을 텐데 이번에는 드러머. 정말 전설적인 드러머였던 주찬권 씨가 갑자기 돌연사로, 55년생밖에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가셨다고 해서 굉장히 놀라웠던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BGM : 들국화 - 그것만이 내 세상, 1985)들국화 멤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많이 아파하실 것 같아요. 들국화 사랑하는 팬들 참 많으시잖아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들국화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워낙 커요. 지금 나오고 있는 노래인 그것만이 내 세상이 있던 1집, 85년에 나온 것인데요. 이 전까지는 락 밴드라고 하는 것은 TV 안에서 겨우 활동하거나 대학가요제 스타일. 송골매 같은 스타일이 아니면 활동할 수 없었어요. 약간 대중적인 송골매 스타일이 아닌 방식으로 락을 하려면 정말 굶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 음반이 나오면서 TV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고 30만 장을 판매했어요. 그러니까 락 하는 사람들이, 아. 이제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우리가 TV에 얼굴 내밀면서 괜히 이상한 짓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하고 콘서트 하고 라디오 정도의 음반 나오면 30만 장 팔릴 수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서 그 다음에 부활 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락의 전설적인 팀들. 후배 팀들이 86년부터 음반이 쫙 나옵니다. 락의 언더그라운드 시대가 어떻게 보면 들국화로 열린 것이었고요. 들국화의 핵심 멤버. 드러머가 주찬권 씨였어요.
▷ 한수진/사회자:
(BGM : 들국화 - 내 사랑 내 곁에, 1991)일대 사건이었군요. 자 이 노래는, 많은 분들이 아. 하실 것 같은데요. 이 노래 나온 것이 몇 년도 이었지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그게 유고 앨범이에요. 녹음을 다 해놓고 바로 돌아가신 거죠. 사실 이 노래 내 사랑 내곁에가 뜬 것이 91년인데요. 이 노래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느낌이 좀 있어요. 건강이 워낙 나빠졌을 때 노래를 불렀다는 흔적이 너무 역력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병상에서 죽음을 가까이 두고 불렀던 그런 노래들이군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아주 건강이 나빠진 흔적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요. 평소 김현식 씨를 잘 모르고 이 노래로만 아셨던 분들은, 아 락커이기 때문에 원래 목소리가 저랬나보다. 하실 텐데요. 1980년부터 나왔던 그의 초창기 노래를 들으셨던 분들은, 어머. 목소리가 저렇게까지 되었다니. 이런 아쉬움이 있어요. 그야말로 옆에서 듣는 사람은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소리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소리를 라이브에서 들을 수 있었던 분이였거든요. 그런데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술도 못 끊고 하니까 목상태가 이렇게 되어 정말 말년에 쥐어짜는 목소리로 낸 것이 내 사랑 내 곁에 이었고 음반이 나오기 직전에 돌아가셨어요. 이 노래는 어쩌면 죽음을 딛고 인기를 얻은 그런 노래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500만 장이나 팔렸다고 하네요. 중국 속담에 그런 말이 있대요. 새는 죽을 때 슬피 울고 사람은 죽을 때 착한 말을 한다. 이런 말이 있던데 어떻게 보면 김현식 씨 음반이 참 애절하고 진실한 노래였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새 음반이 나온다면서요.
▶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네. 김현식 씨는 아마 80년대의 젊은 시절,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보내셨던 분들에게는 80년 대 목소리였을 수도 있어요. 80년대의 락커의 목소리를 둘로 꼽아라. 라고 하면 하나가 김현식 이고 하나가 전인권입니다. 그만큼 80년대를 대표하는 엄청난 목소리였는데 김현식 씨는 그렇기 때문에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사람들 가슴을 울리는, 잊지 못하는 사람. 이렇게 남아 있었고요. 그 이후에 계속 음반이 나와요. 이번에 나온 새 음반을 포함해서 모두 13장의, 내 사랑 내 곁에 이후에 13장의 음반이 나옵니다. 사후에 이렇게 많은 음반이 나오는 사람은 정말 드물고요.
더 재미있는 것은 보통 베스트 음반, 라이브 음반. 이런 것을 내게 되잖아요. 그게 아니고 정규 음반이 나와요. 미발표곡이 있는 음반. 그러니까 내 사랑 내 곁에가 6집이거든요. 그러면 이게 마무리여야 하는데 7집이 나와요. 96년에요. 이게 뭐냐면 녹음해놓고 죽은 곡이 너무 많은 것이죠. 동아기획의 김영 대표가 쥐고 있는 곡들이 워낙 많은 거예요. 이번에도 미 발표곡들 이었는데요. 이번에 내면서도, 사실 현식이와 나는 아직도 나는 대화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가 사실은 그렇게 과장은 아닌 것이죠. 갖고 있는 음원들을 하나씩 묶어서 새로운 음반을 내고 있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80년 대 전 후에 힘겨웠던 시절에 큰 위로가 되었던 그런 노래였는데 말이죠. 그런 노래들. 미발표 곡들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BGM : 김현식 – 그대 빈들에, 2013)지금 흐르는 노래. 이번에 새로 나온 노래네요. 김현식 씨가 죽음을 앞두고 병상에서 불렀다는 노래 중 하나인데, 그대 빈들에 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 들으면서 오늘 이야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