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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혈세 퍼주기' 논란 일단락

입력 : 2013.10.23 11:56

민자사업에 통제장치…운영비 절감에 안전 문제 남아


혈세로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보존해준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이 23일 새 주주와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운행 5년 만에 최소한의 공적 통제장치를 확보하게 됐다.

새 실시협약은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를 폐지하고 요금 결정권을 서울시가 갖는다는 게 핵심이다.

요금 불안 요소를 최소화한 것이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 등 기존 주주는 지난해 4월 9호선 요금 인상을 강행하려다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지하철 9호선 총 공사비 3조5천688억원 가운데 6천631억원을 투자한 맥쿼리 측이 2025년까지 MRG에 따라 매년 수십억∼수백억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도 논란거리였다.

MRG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철도, 도로, 터널 등 SOC 사업을 민자로 추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실제 수입과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예상 수입에 따른 부족분을 채워주게 돼 있어 정부, 지방자치단체에는 막대한 재정부담이 됐다.

부작용이 커지자 정부는 2006년 민간 제안사업 MRG를 폐지한 데 이어 2009년 정부고시사업 MRG를 없앴다.

지하철 9호선은 정부고시사업으로 이미 2005년 5월 실시협약이 체결된 터라 운영 첫해부터 15년차까지 최소운영수입의 70∼90%를 보장하게 돼 있다.

서울시가 맥쿼리를 포함한 기존 주주에게 지급한 MRG 지원액은 2009년 131억원, 2010년 293억원, 2011년 414억원 등 모두 838억원에 이른다.

이번 재구조화가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적용되는 맥쿼리의 전국 14개 사업에 대해서도 협약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선례가 된 것도 성과다.

당장 맥쿼리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또다른 사업인 우면산터널부터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는 우면산터널에 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시가 우면산터널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에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했거나, 지급해야 할 보전금은 574억8천500만원에 달한다.

지하철 9호선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강희용 서울시의회(민주당) 의원은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폐지하고 마음대로 요금을 올리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민간사업에서 최소한의 공적 통제 장치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부담을 줄이고 요금 불안 요소를 제거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대로템과 외국계 기업인 비올리아가 대주주인 서울메트로9호선의 운영, 유지관리자회사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운영, 유지관리에는 공적 영역이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는 9호선 관리운영비를 기존 협약에서 정한 것보다 10% 줄이고 30년간 변경할 수 없게 돼 있던 운영 비용을 5년 단위로 재검토할 수 있게 조정했다.

강 의원은 "무리하게 운영비를 감축하면 대중교통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재구조화로 지하철 사업 경험이 없는 2개 자산운용사와 11개 재무투자자 등 금융기관만으로 새 주주로 구성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개통을 앞둔 9호선 2단계(신논현∼종합운동장)와 3단계 운영사 선정도 과제다.

2, 3단계 구간은 1단계와 달리 모두 국고 사업이다.

강 의원은 "1단계 운영이 2, 3단계 운영권과 연계돼서는 곤란하다. 2단계, 3단계 구간 운영사는 별도 논의를 통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