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유·무죄 판단에 그가 심리전단 직원들의 트위터 활동을 지시한 혐의까지 포함될까.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트위터에서 5만5천689회에 걸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글을 쓴 것으로 보고, 지난 18일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냈다.
기존 공소사실은 원 전 원장이 작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댓글을 쓰거나 찬반 표시를 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검찰 지휘부와의 갈등을 거듭 드러내는 계기가 된 특별수사팀의 이번 공소장 변경 신청은 법원이 기존 공소사실과 트위터 활동을 법률상 하나의 죄로 볼 것인지에 따라 허가 여부가 갈리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21일 원 전 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기존 공소사실과 검찰이 추가하려는 공소사실이 '포괄일죄'인지 '실체적 경합'인지 법리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행위가 형법상 한 가지 죄를 구성하는 경우 그 행위들은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한다.
기존 공소사실에 항목을 추가하고 범죄일람표를 늘리는 공소장 변경으로 처리할 수 있다.
검찰이 트위터 활동을 기존 공소사실과 포괄일죄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가 6개월로 정해져 있어 해당 부분만 별도로 기소하기에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트위터 본사에서 사용자 정보를 받기 어렵고 국정원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 수개월 간 지난한 추적을 통해 사용자와 계정을 밝혀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원 전 원장 변호인은 포괄일죄 대신 실체적 경합을 주장한다.
서로 다른 행위가 여러 가지 죄를 구성하는 경우 그 행위들을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별건 기소로만 처리할 수 있다.
변호인은 "원 전 원장이 차장, 국장, 팀장, 파트장으로 이어지는 보고·지시 라인에 따라 순차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해도 파트원 간에는 서로 무슨 업무를 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트위터를 전담한 안보5팀과 '오늘의유머', '일간베스트저장소', '보배드림', '뽐뿌'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전담한 안보3팀은 애당초 단일한 범죄 의도를 가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는 28일까지 검찰과 변호인으로부터 각각 의견서를 받아본 뒤 30일 오전 11시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고지할 예정이다.
그날 오전 10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 직후에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이 재판부 결정 전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