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구청 간부직원들이 기부금 횡령의혹과 함께 승진 1순위자가 인사권자에 돈봉투를 건네다 승진에서 누락되는 일이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부산의 모 구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추석 전 주민센터 A동장이 지역 업체로부터 계좌기탁받은 300만원으로 배 15㎏짜리 60상자를 구입해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60가구에 전달했다.
당시 지자체는 이 기부를 '온정이 넘치는 따뜻한 추석명절'의 한 사례로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배포했다.
그러나 A동장이 기부금 절반인 150만원 가량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구청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보도자료와 내부 결재서류와 달리 배 상자의 무게가 15㎏가 아닌 7.5㎏였고 가격도 한 상자 5만원이 아닌 2만 5000원가량이라는 것.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규칙상 주민센터가 현금기부를 받으면 횡령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해 공동모금회 지정계좌로 보낸 뒤 배분돼야 하지만 A동장이 직접 물품을 구매한 점도 의혹대상이었다.
A동장이 농협을 거쳐 배를 구입한 경남의 한 판매자와 고향 친구사이였고 지역 유지인 기부자와도 친분관계가 있는 점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A동장은 갑자기 100만원을 구청을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현재 해당 구는 A동장의 횡령의혹을 감사하고 있지만 서류상 하자를 찾지 못하자 미숙한 기부처리에 책임을 물어 A동장에 대해 경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A동장은 "공동모금회 기부규칙을 몰랐으며 상품 구입은 기부자와 상의해 가격이 비싼 최고급 배를 구매한 것이지 횡령은 없었다"며 "100만원 기부는 개인적으로 덕을 쌓기 위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공무원노조는 "횡령의혹이 제기되자 A동장이 친분이 있는 기부자와 판매자와 말을 맞췄고 해당 배도 최고급이 아니었다"며 지자체에 재조사와 함께 A동장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 구청에서는 이번달 초 5급 사무관 승진에서 승진 1순위자 B계장이 돈봉투 때문에 탈락하는 이변도 발생했다.
이번 승진에서 6급 3명이 사무관으로 승진했지만 1순위자였던 B계장은 명단에 들지 못했다.
B계장이 지난 여름 구청장 해외출장 때 여비로 쓰라며 돈봉투를 건넨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구청장은 돈봉투를 받지 않았고 특히 B계장이 공무원 비위를 관리하는 부서장이라는 점이 오히려 승진 탈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계장은 "순수하게 여비에 보태 쓰시라고 건넨 것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후회스럽다"며 "그렇지만 1순위가 승진에 탈락한 일은 여태껏 한번도 없었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