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기업인 증인 가운데 1명을 제외한 19명이 출석해 사실상 '기업감사'로 진행됐다.
올해 기업인 증인이 2년 전보다 2.5배 늘어 국감 역사상 가장 많은데다 정무위가 거물급 증인을 무더기로 채택했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한 명에게 몰아서 질문한 뒤 곧장 귀가시키는 '배려'를 해 주목받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국감장에는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이정호 롯데피에스넷 대표, 박재구 CU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조준호 LG그룹 사장,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 배중호 국순당 대표, 김충호 현대자동차 대표,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대표,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등 기업인들이 속속 도착해 증인석을 가득 메웠다.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포드코리아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등 완성차업계 CEO들도 나란히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금발의 여성 외국인 제에거 사장은 통역을 대동해 '수입차협회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질의에 영어로 답변했다.
국감에선 불공정 거래 행위,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증언대에 불려나온 증인을 위주로 질문이 쏟아졌으며 이들은 적극 해명하거나 사과하는 자세를 보였다.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증인 신청하신 의원들은 증인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귀가시키기 위해 증인 심문부터 먼저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질의가 끝나면 곧바로 추가 질문 여부를 확인한 뒤 "신청자가 없으니 돌아가도 된다"고 안내했다.
이는 새누리당 내에서 국감을 앞두고 무분별한 증인 채택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이날 국감에선 불공정거래 피해에 대한 '을(乙)'의 호소와 '갑(甲)'에 대한 질책이 잇따랐다.
서금성 피해점주협의회 회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방문판매 특약점 피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이 '쪼개기' 식으로 기업을 강탈해왔다"면서 "본사 임직원이 알토란 대리점을 집중 공략해 끝내 두 손 들게 만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아모레퍼시픽 손영철 대표를 증인석에 세워 "증인이 바로 '본사 임원이 쪼개기를 통해 대리점을 강탈했다'고 피해자가 언급한 그 장본인이죠.
깡패의 수법과 뭐가 다른가"라고 따졌다.
손 대표는 최근 '대리점 쪼개기' 관행과 관련한 아모레퍼시픽 대리점주의 폭언·욕설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제가 잘못 가르쳐서 우리 직원이 그런 적절치 못한 언행을 한 것을 당사자와 국민여러분께 사죄말씀 드린다"고 했으나, 이후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부 의원이 회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증인대에 선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는 올 상반기 배상면주가 대리점주 자살 파문 후 후속조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초 합의대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는 국내 소비자 차별, 신형 싼타페 누수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싼타페 누수 차량이 최소 1천여대로 추정된다며 보상 문제를 지적했으나, 김충호 사장은 "4만6천여대를 서비스센터에 입고 조사한 결과 누수문제가 발생한 차량은 1%정도로 보상확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은 현대차의 국내외 차량가격·애프터서비스 차별행위와 미국 수출모델은 4세대 에어백, 에쿠스 외 국내 모델은 2세대 에어백을 장착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