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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방지용 버스 CCTV…감시 도구로 전락

엄민재 기자

입력 : 2013.10.0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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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 예방을 위해 버스에 설치한 CCTV로 기사들을 감시하고 대화까지 엿듣는 회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그 문제점 짚어봤습니다.



<기자> 

버스회사 사무실입니다.

구석에서 여직원 세 명이 모니터를 보면서 뭔가를 적습니다.

이들이 보고 있던 것은 회사 버스에 달린 CCTV 녹화분.

[정태준/버스 기사 : 기사들의 일거수일투족부터 운행 방법에 대해서까지 하나하나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기록물 중 하나입니다.

몇 시에 어디를 지났는지는 물론 전화 통화한 것을 비롯한 특이사항과 함께 '경위서 제출'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회사 측은 노사간 합의된 사안이라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합니다.

[버스 회사 임직원 : 시내버스는 우리가 타고 다닐 수 없으니까. 제가 방에서 CCTV 다 보고 있어요. 감독하고 있는 거예요. (노사가) 포괄적으로 동의했어요.]

이 회사 노사 합의문을 보면 CCTV는 민원이나 사고 발생 시 또는, 사고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만 쓰게 돼 있습니다.

버스 기사들은 회사 측이 합의문을 제멋대로 해석해 기사들을 과도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버스 회사의 지나친 감시가 법적 소송으로 번진 사례도 있습니다.

충북 청주의 한 버스 기사는 지난해 버스 안에서 동료에게 회사 수당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은 뒤 회사에서 이 발언을 해명하라는 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이영근/버스 기사 : 우리한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으니까 녹음이 됐는지 안됐는지 우리도 모르는 거고 지금 자기들이 하고 싶으면 녹음기를 작동시켜버리면 되는 거니까.]  

통신비밀보호법과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CCTV로 대화는 물론 음성 자체를 녹음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사는 회사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범죄 예방과 안전운행을 위해 설치한 CCTV가 버스기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감독하는 도구로 악용되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