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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엿새째…공사 방해 1명 구속

입력 : 2013.10.07 19:37


한전의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엿새째인 7일 공사 반대 주민과 경찰의 대치가 이어진 가운데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송·변전설비 지역 지원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송·변전설비 주변 주민들의 토지가치가 하락할 경우 사업자에게 재산적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가치가 하락하면 사업자에게 주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법률안 내용에서 주민 건강권이 빠지고 보상 대상도 345kV와 765kV 송전선로로 한정하는 등 졸속 입법의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이 법안은 국회가 한전의 공사 강행에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밀양지원에서 열린 송전탑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사건의 세 번째 재판에서도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소송을 제기한 한전 측은 "밀양지역 주민의 반대로 송전탑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국책사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는 국가 전력 수급에 있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대책위 측은 공사의 시급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고령인 주민 대다수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 등으로 심한 좌절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등 인권 침해의 정도가 심각한 상태"라며 즉각적인 공사 중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송전탑 공사 재개에 맞춰 공안 당국이 불법 행위자를 엄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외지인 4명 가운데 1명이 구속됐다.

밀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창원지법 밀양지원이 영장을 발부한 환경운동가 이모(39)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 8분께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동양건설 공사자재 야적장 경계 울타리를 뜯어내고 들어가 송전탑 공사자재 등 수송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와 함께 공사를 방해했거나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최모(40)씨 등 3명의 영장은 법원이 기각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상당한 증거자료가 수집된 점 등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크다고 보기 어렵고 밀양 송전탑 사건에 더 참여하기 어렵다고 진술한 점을 참작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한전은 이날도 260여 명의 인원과 건설장비를 동원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과 동화전마을, 상동면 도곡리, 부북면 위양리 등 송전탑 현장 5곳에서 공사를 계속했다.

한전은 주말에 운행하지 않았던 헬기 4대를 다시 투입해 건설장비와 자재 등을 현장으로 실어 날랐다.

한전 측은 "공사 진행 상황을 봐 가며 조만간 다른 송전탑 공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대 주민 등은 이에 맞서 공사 현장 부근에서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오전 7시께에는 상동면 도곡리와 부북면 위양리 현장에서 한전 직원들과 차량이 교체 투입되는 것을 주민들이 막으려다가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소속 충남 당진시, 경북 청도군 주민 70여 명은 이날 반대 투쟁 지원차 밀양 송전탑 현장을 찾아 전력 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의 대용량 발전, 장거리 송전 시스템은 힘없고 약한 시골주민들의 재산과 목숨을 담보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주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부가 강제 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원개발촉진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 40여명과 수녀, 신도 등 100여명은 송전탑 야적장 인근 움막에서 나승구 신부의 주례로 공사 강행 중단을 호소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한편 대책위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무덤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설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현장의 무덤 구덩이는 인근 부북면 주민들이 먼저 만들어 놓을 것을 보고 '우리도 해보자'고 해서 주민합의로 마을 청년들이 판 것이다"이라며 왜곡보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밀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