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남편과 처라고 부르며 한동안 동거생활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동거녀였던 김모씨의 언니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신상정보 공개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2010년 초 처음 만난 박씨와 김씨는 이후 서로 거주지를 왕래하며 남편과 처라고 불렀고 한동안은 동거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6월 동거생활을 청산한 상태에서 두 사람은 만남을 지속하던 중 박씨가 자고 있던 김씨 언니의 가슴과 골반을 만진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죄를 적용해 기소했고 1심 법원도 이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친족으로 보고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형법상 추행죄만 적용된 경우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된 겁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둘 사이를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두 사람이 동거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고 약혼식이나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은 점을 볼 때 둘 사이를 사실혼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며,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죄 대신 강제추행죄만 인정해 형을 선고했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은 "주관적으로 혼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거나 객관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없어 사실상 친족 관계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