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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피해 여성 "언니, 잠깐 쇼핑하고 이따 점심먹으러 갈게"가 마지막 대화

입력 : 2013.09.22 21:01|수정 : 2013.09.22 23:47

테러범 총탄에 절명한 컴퓨터 공학도 한인 여성
"부상 직후 병원에 갈수 있었더라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언니, 잠깐 쇼핑하고 이따 점심먹으러 갈게"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의 테러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채 인질로 잡혀있다 끝내 숨진 한국여성 강문희씨(38)는 나이로비의 지인 L모씨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강씨는 지난 5월 영국인 남편을 따라 케냐에 발을 디뎠다.

남편의 해외 근무길을 따라나선 것이었지만 나이로비의 따스한 햇살과 넉넉한 자연환경에 흠뻑 취한 강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케냐에 잘 왔다는 생각으로 오래 머물 계획이었다고 나이로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지인 L씨는 전했다.

강씨는 도착 후 집을 구하기 전까지 한 달간 남편과 함께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강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LG에 근무한 적이 있으며, 케냐에 오기 전 남편이 근무하던 두바이에서는 삼성전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다 남편의 전근으로 중단하고 있던 공부를 케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영국정부가 주관하는 시험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L씨는 강씨가 항상 게스트하우스 뜰에 나와 책만 보던 학구파였다며, 컴퓨터공학을 공부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던 수재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사건이 있던 이날 L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언니, 잠깐 쇼핑하고 점심먹으러 갈게"라고 즐겁게 이야기했는데 이것이 마지막 통화가 되고 말았다.

테러범들은 이날 인질들을 붙잡기 전 수류탄과 소총을 난사하며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고 이때 남편과 함께 수류탄과 총탄 등 파편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L씨는 강씨가 부상 직후 병원에 갈 수 있었더라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며, 인질로 계속 붙잡혀 있는 바람에 출혈이 심해 결국 숨을 거뒀다고 안타까워했다.

L씨는 밝은 성격에 항상 책을 읽던 강씨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며, 인근 병원에 중상으로 입원한 남편에게는 아직도 아내의 사망소식을 알려주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나이로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