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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일본, 눈과 귀를 닫다…우리는 안전한가?

입력 : 2013.09.16 01:26|수정 : 2013.09.16 01:26

죽음의 습격자, 후쿠시마발 방사능공포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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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지금까지 후쿠시마원전에선 매일 하루 30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건 문제를 감추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도쿄전력과 일본정부의 독단과 독선 때문이었다.

일본의 원자력산업은 정치, 산업, 학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구조로 성장했고, 서로 도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결탁문화는 원자력산업을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다. 부패를 눈감아주고, 거짓을 용납해 주는 분위기 속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그래서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 불린다.

우리는 원전사고 당시 일본의 수상이었던 간 나오토 전 총리와 독점 인터뷰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도쿄전력은 사고 후, 국가의 수상이었던 나에게조차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끝없는 은폐와 의혹,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건 오염된 물과 공기보다,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정부와 도쿄전력의 거짓말일 것이다.

이러한 부패는 비단 일본 내 원자력산업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건립된 이후 약 30년 동안 국내 원전에서 700건에 육박하는 사건 사고가 있었음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원전은 안전하다고 믿는 이유는 은폐와 조작이 있었기 때문이다.

30년 수명을 꽉 채우고 아직도 힘겹게 가동되고 있는 고리1호기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면, 고리원전에서 불과 2~30km 반경에 위치한 부산과 울산지역은 후쿠시마에 비견될만한 재앙의 땅이 될 것이다.

에너지 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사고확률이 백만분의 일, 천만분의 일 또는 그보다 더 작은 숫자라 할지라도 그 숫자에 왜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만 합니까?"라고 묻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오염된 진실, 당신이 꽂은 플러그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주목해야 한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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