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10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어 `시리아 사태'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회의가 취소됐다.
당초 러시아는 이날 오후 4시 안보리 회의를 열어 자국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전 또다시 러시아측이 회의 연기를 요청, 일단 이날 회의는 무산됐다.
러시아측이 어떤 이유로 회의 연기를 요청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날 러시아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서방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중재안을 내놨다.
아울러 반기문 총장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유엔 감독지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앞서 러시아는 프랑스 정부가 제안한 유사한 내용의 시리아 결의안에 반대, 회의 시작 전부터 진통을 예고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외부에 공개하고, 이를 국제 감시하에 두되 이행하지 않을 때는 제재에 나선다'는 프랑스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가 돌연 취소된 것은 미국과 영국이 프랑스의 제안을 지지하는데 따른 러시아측의 반발로 분석된다.
안보리 회의 무산 직후 프랑스는 외무부 대변인은 "당초 내놓은 제안의 뼈대와 취지가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수정안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어떤 수위와 내용의 수정안을 내놓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백악관은 이날 회의 무산 직전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이 러시아 중재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 시리아 사태에 대한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미국은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러시아의 중재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중재안을 세밀하게 살펴볼 것이다. 중재안은 조속한 시일 내에 나와야 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증명 가능해야 한다. 지연 전술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시리아도 러시아 중재안을 수용했다.
왈리드 알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난 뒤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측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전쟁을 유발하려는 것보다 강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은 유엔을 통한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했을 때 군사 개입에 나선다는 내용의 새 결의안을 마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상원 공화당 및 민주당 중진 의원 8명은 미국의 군사 행동 이전에 유엔에 시리아 화학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 개입을 유엔 활동과 연계하는 수정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본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