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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美 공습 무산돼도 화학무기 의혹 타격

입력 : 2013.09.02 19:20

러시아·이란 등 동맹국 지지 약화


미국의 대 시리아 공습이 무산되더라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화학무기 사용 의혹으로 이미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이 없다 해도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됐으며 이 때문에 시리아는 일부 동맹국의 지지를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게임 체인저는 상황이나 정세 판단을 바꾸는 계기를 뜻한다.

실제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은 곧바로 시리아의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에도 작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개량형 MIG 전투기와 대공미사일 S300, 야크 훈련비행기 등을 시리아에 이송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지급 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송 중단 시점이 우연한 일치로 보기 어렵다고 하레츠는 지적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미국에 맞서 온 확고한 입지도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러시아 정부는 줄곧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에 이를 증명해야 할 책임도 떠안게 됐다.

그 무대는 오는 5일부터 이틀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될 전망이다.

시리아 사태는 G20 공식 의제에 올라 있지 않다.

그러나 대규모 사상자를 낸 최근 화학무기 공격과 그 배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놓고 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치열한 막후 공방전이 예상된다.

이란 정부도 같은 시아파 정권인 시리아 정부를 지지해 왔지만 아사드 정권의 사기를 북돋는 공식 논평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화학 무기 사용을 비판했다.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이란발 현지 보도도 나왔다.

이란의 반관영 통신 ILNA가 라프산자니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나중에 삭제하긴 했지만 이란 당국이 화학 무기 사용 주체를 알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지난달 28일 정부 각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은 역내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화학무기 사용 주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는 시리아 정권과 과연 얼마만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한 이란 지도부 내의 고민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리아가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리아 반정부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최근 미국 공습의 예상 목표물 장소에 인간 방패용으로 수백명의 수감자를 이동 배치했다.

또 공습 예상 지역 인근의 학교와 모스크(이슬람 사원)에는 시리아 정부군 소속 군인들이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간인 대중 시설이 공습의 직접적 목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는 아사드 정권이 미국의 공습 결정을 어렵게 하고 실제 공습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하레츠는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