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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밥값·술값 지불의 원칙을 찾아라!

입력 : 2013.09.02 01:19|수정 : 2013.09.02 06:56

밥값과 술값에 대한 쪼잔한 이야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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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점심을 밖에서 사 먹는 사람의 수는 약 1천만 명. 점심시간에 식사비용으로 지출되는 돈만 600억 원이 넘는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물가 탓에 한 끼 식사가 6천 원을 넘은 지 오래다. 남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보다 싼 식당을 찾아 순례를 떠나는 이 시대에 남들이 먹은 밥값을 대느라 정작 자신의 안위는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에서의 상사, 학교나 고향에서의 선배, 집단 내에서의 연장자 등, 이른바 '리더'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과거 우리 사회의 '리더'는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었던 선비 계층을 의미했다. 따라서 아랫사람들에게 베풂이 곧 정의요, 덕의 실천이었다. 그러나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리더'는 더이상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지도, 아랫사람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이 모임에서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타겟이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도 의정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유영민씨. 그가 한 달에 밥값과 술값으로 쓰는 돈은 무려 1천만 원이 넘는다. 밥과 술을 먹고 나서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이 계산을 하도록 둔 적이 없는 탓에 정작 자신은 타던 차도 팔고 월세에 살고 있다는데, 한국인의 정서상 밥과 술을 사주는 것이야 말로 인맥 형성의 지름길이라 믿는다는 유씨, 이런 그의 믿음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연 매출 200억 원의 중소기업 대표가 된 김경호(가명)씨.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 중 하나가 1억 원 넘게 쓴 밥값과 술값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수천 개의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밥과 술을 통한 비즈니스가 필수라는 것이다.

밥 한 끼, 술 한 잔에서 비롯된 끈끈한 정이 불가능한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고 냉정하게 심판받아야 하는 실수를 눈감게 만든다. 공짜 점심에 대한 대가가 바로 우리사회를 부패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13년 전부터 함께 먹은 밥값, 술값 계산에 대한 남다른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는 국내의 한 유통기업. 이러한 원칙 덕분에 상사와 부하직원이 함께 밥을 먹거나 술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돈에 대한 부담이나 권위에 대한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한다.

단지 밥값, 술값 계산의 원칙을 정했을 뿐인데 이로 인해 조직의 분위기를 바꾸고 나아가 실력보다는 정을 먼저 생각하는 부정적인 기업문화까지 바뀌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찾은 밥값, 술값 계산의 해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한국인의 밥값 술값 지불방법을 연구 중인 정태연 교수팀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밥값 술값 지불 방법을 알아보았다. 한국인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情)과 체면은 살리면서 공정성을 잃지 않는 지불방법은 과연 무엇일가?

2013년, 한국인 스스로가 찾은 합리적인 밥값, 술값 지불 원칙을 공개한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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