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를 공격하기 전에 의회 동의를 받으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던 미국 의회, 특히 공화당이 막상 '사전 승인'이라는 카드를 쥐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상·하원 민주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 행동 방침을 대체로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군사 개입 여부를 놓고 엇갈리는 의견을 표출하는가 하면 상당수는 아직 어느 쪽을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을 '예산 전쟁'을 앞두고 내심 노리는 적전 분열 양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은 1일(현지시간) 의회가 여름 휴회를 끝내고 9일 개회해 이 사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공화당 대 공화당의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일사불란하게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밀어붙일 기세다.
펠로시 대표는 이미 공공연하게 공습을 지지했고 리드 대표도 의회 투표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군사 개입에 찬성한다고 밝힌 상태다.
펠로시 대표는 "미국 국민이 전쟁에 지쳐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미국의 국가 안보는 물론 지역과 세계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리드 대표도 "시리아를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은 정당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밥 메넨데즈(뉴저지) 외교위원장과 칼 레빈(미시간) 군사위원장,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정보위원장도 시리아의 군 시설에 대한 타격 계획을 지지하면서 휴회 기간도 아랑곳 않고 이번 주에 공청회를 각각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상원 중진인 딕 더빈(일리노이) 원내총무와 척 슈머(뉴저지) 상원의원도 제한적 공습에 잠정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공화당 사정은 복잡하다.
2016년 공화당 대권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의 의사 결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공격 명령을 내리기 전에 의회 승인을 받으라고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는 데 주력했던 베이너 의장은 먼저 자신이 이런 군사 행동을 지지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지지자인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제한적인 군사 작전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베이너 의장, 캔터 대표와 함께 전날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을 칭찬하는 성명을 냈던 케빈 매카시 원내 부대표,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총회 의장도 이번 이슈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내년 재선을 치러야 하는 매코널 대표의 상황도 편치 않다.
같은 켄터키주 출신으로 잠재적 대권 후보인 폴 의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매코널 대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폴 의원 반대편에 섰다가는 원군을 잃을 수도 있고 같은 편을 들었다가는 민주당과 백악관의 뭇매를 맞을 공산이 큰 처지다.
반면 마이크 로저스(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 성명 발표 후 즉각 성명을 내고 동료 의원들에게 '시리아 응징 결의안'이 무산되면 미국 대통령과 외교 정책에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