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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가을 전어'는 옛말∼ 올해도 여름 풍어!

안현모 기자

입력 : 2013.08.29 09:49


“또 뭘 찍으러 왔어?”

취재를 위해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분위기는 싸했습니다. ‘촬영 허가증’을 목에 건 저희 취재팀을 쳐다보는 상인들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가득했습니다. 끊임없이 방사능 관련 소식을 전하는 ‘방송국’을 환영할 리 없었습니다. 

“전어는 어디 있어요? 요새 많이 나왔다면서요.”
“전어? 전어 찍으려고 온 거야?”

전어를 찍겠다는 말에 사장님들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습니다. 한 여사장님이 자신 있게 따라오라며 가게로 안내하더니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수조 한 가득 통통한 전어가 힘차게 파닥거리고 있었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이것 봐, 살이 통통하게 올랐어. 씨알이 이렇게 굵어.”

자랑할 만 했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전어가 지난해보다 일찍 올라오기도 했지만, 몸집도 더 커졌습니다.
시장에 풀리는 시기는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당겨졌고, 평균 중량도 지난해 이맘때보다 20g정도 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바닷물 온도와 연관 짓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정년 박사의 말에 따르면,
전어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데 최근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전어의 산란 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졌고, 따라서 전어가 어구에 가입하는 시기, 즉 그물에 잡히는 시기가 빨라지고 체장(몸길이)도 커졌다고 합니다.

또 한 대형마트의 수산물 바이어는,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바닷속 미생물이 잘 자라 전어의 덩치가 커진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먹이사슬에 정확히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는 규명할 수 없지만, 이제는 가을 별미로 유명한 전어를 가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늦여름에도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 것만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회를 떠 먹어봤더니, 맛도 좋았습니다.

중요한 건,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저렴해졌다는 겁니다.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햇전어 판매에 들어갔는데, 한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을 50%나 내렸습니다. 물론, 이달 말 태풍과 함께 조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일시적으로 전어 가격이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올 가을 내내 전어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전어가 풍어를 이뤘으니, 방사능 문제로 타격을 입은 수산물 업계에 간만에 웃음이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전어방송 화면 중 전어의 실감나는 수중샷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