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일(22일) 밤 11시 39분 러시아에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를 발사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발사한 이전 모델은 아리랑 3호.
아리랑 4호는 없습니다.
4호를 생략한 건 아리랑 위성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최초 위성인 '우리별'도 1999년 3호까지만 발사했습니다.
우리별은 그 후 이름을 과학기술위성으로 바꿔 2003년에 다시 1호부터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통신위성 무궁화호도 1999년 3호를 쐈고, 4호를 건너뛴 채 2006년 무궁화 5호를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국내 인공위성 역사 21년에 '4호 위성'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숫자 4를 불길하게 여기는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숫자 13을 싫어하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1970년 4월 11일 아폴로 13호를 13시 13분에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달 탐사선 아폴로 13호는 계획대로 달에 착륙하지 못한 채 달 주변을 선회만 하고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아폴로 13호의 실패는 이후 우주왕복선 작전 숫자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나사는 1983년 9번째 우주왕복선 작전을 마친 뒤 작전명 숫자를 정하는 규칙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1984년 13번째 우주왕복선 작전을 피하고 곧바로 41번 작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특히 러시아는 로켓 발사 직전에 종교의식을 치르는 전통이 눈길을 끕니다.
2008년 러시아 정교회 신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에게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면서 얼굴에 성수를 뿌려주기도 했습니다.
첨단 우주 과학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런 문화는 단번에 천문학적 예산이 좌우되는 우주 산업의 특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내일 발사되는 아리랑 5호도 지난 8년간 230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