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무바라크 석방 가능성…직접적 파장은 미미할 듯

입력 : 2013.08.20 19:34


이집트 법원이 '현대판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일부 부패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선고하면서 그의 운명과 앞으로 정국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카이로형사법원은 19일(현지시간) 무바라크의 집권 시절 대통령궁 관리·유지비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무바르크 변호인은 "행정 절차만 남아 있을 뿐 부패 혐의를 벗은 무바라크가 이르면 이번 주 풀려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복수의 사법부 소식통도 형사법원의 무죄 판결에 따라 무바라크가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석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서 다른 부정부패 혐의로 무바라크의 구금 기간이 연장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그를 구금할 수 있는 명분이 더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집트 법원은 지난 4월 시위대 유혈 진압 혐의와 관련해서도 무바라크의 일시 석방 판결을 내렸다. 다만, 무바라크는 별도의 부패 혐의로 카이로 남부 토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일어난 2011년 4월부터 구금 상태에 있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 기간 시위대 850여명의 사망을 막지 못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1월에 이를 뒤집고 재심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무바라크가 실제 석방될 경우 일시적인 혼란은 예상되지만, 정국에 직접적으로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바라크가 이집트 국민의 인식에서 '사형'과 다름없는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무바라크 석방 자체가 '커다란 사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미 권력을 잃은 무바라크가 국민 다수에게 이미 '부패한 독재자'로서 확실하게 낙인찍혀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의 한 정치 학자는 "지금 상황에서 무바라크의 석방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그가 풀려나더라도 석방을 둘러싼 대규모 찬반 시위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초부터 이집트가 외관상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집트는 지난주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를 무력진압하고 무르시 찬반 세력이 충돌해 전국에서 1천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극도의 혼란을 겪었으나 지난 18일부터 일반 기업과 관공서는 낮 시간대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20일 각 은행에 오전 9시~정오의 영업시간을 추가 연장하라고 지시했고 카이로의 교통 흐름도 평소 상황으로 되돌아왔다.

반면 무바라크 석방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30년간 철권통치를 한 독재자의 석방으로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가 클 수 있으며 시민혁명 당시 850여명의 사망자를 낸 '대학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데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바라크 석방이 확정되면 무바라크 때 임명된 현 사법부 수장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집트 인권변호사인 나세르 아민은 "무바라크가 풀려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그의 석방 또는 구금은 이 나라의 정치와 치안 수준을 평가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