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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도 민족적 에너지 여전히 위대"

입력 : 2013.08.15 09:59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이숲 작가


▷ 한수진/사회자:
백여 년 전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시절. 하면 우리에게 슬픔이자 치욕으로 기억되는 시간인데요. 이 시절에 한반도를 찾았던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인들은 어떻게 비추어졌을까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왜곡과 편견으로 뎦인 한국인의 참모습을 이방인의 눈으로 꼼꼼히 분석한 분계신데요.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의 저자 이숲 작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책 제목이 스무 살엔 몰랐던 대한민국이 아니고 내한민국이네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우리는 나라를 빼앗겼던 것을 수치스럽게만 느끼는데요. 저는 그 시대의 장점을 발견했거든요. 그래서 내 나라를 다시 알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고 해서 그 소중함을 제목에 담고 싶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를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는 뜻이군요. 그 전에 몰랐던 측면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그런 뜻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19세기 후반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19세기 후반이면 개항이 되어서 외국인들이 한반도를 많이 찾았거든요. 개항 후의 기록이 중요한 것은 실제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인을 직접 만난 거예요. 그래서 그들의 기록 속에는 한국인들의 때 묻지 않은 모습이 많이 들어있고요. 그리고 특히 세계 각지를 만났다가 한국에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인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하고 분석한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말 할 수 있지만 타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도 우리 정체성의 일부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자료들은 어떻게 접하게 되신 건가요.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저는 스웨덴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요. 제가 논문을 쓸 때 스웨덴과 한국이 어떻게 조우를 했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서관을 뒤지다보니까 1904년도에 한국을 다녀온 기자가 있었어요. 그 사람이, ‘한국에서’ 라는 제목의 책을 쓰게 되었는데 그것을 읽다보니까 제가 모르던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또 다른 나라사람들은 어떻게 썼을까. 궁금해서, 영국, 독일, 미국, 러시아 그런 식으로 자료의 연구를 확장시켜보았죠.

▷ 한수진/사회자:
한국인들이 어떻게 그려져 있던가요?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대게 게으르고 미개하고 겁이 많고. 사실 저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요. 연구를 하다보니까 전혀 다른 내용이 있는 거예요. 자유분방하고 호탕하고 명석하고요. 그리고 외국인들은 자기들이 이전에 잘 못 알고 있었던 것도 직접 수정도 해요. 가령 게으르다고 했는데 아니다. 일 잘한다. 미개하다고 하는데 아니다. 가르쳐보니까 상당히 비범하다. 그리고 당시 논란이 많았던 것 중 하나가, 한국인들은 겁이 많아서 자신들을 지킬 수 없다. 그런 말이 많았는데 그건 옳지 않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때, 무기로 총을 쏘았는데도 한국인들은 거기서 항거하다가 죽었다. 이런 한국인들은 비겁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면서 고위 정치인들은 부패해서 나라가 망할 지경이 되었지만 국민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 그런 기록도 많고요.

▷ 한수진/사회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도 당당하게 맞섰고 강인했던 그런 한민족의 기질을 그리고 있었군요.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고요.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네. 그렇죠. 그리고 또 한국인들이 순박하면서도 동시에 순박하지 않았다는 기록들도 많은데요. 그런 기록들은 특히 한국인들을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서 나온 건데요. 한국인들은 웬만하면 참고 견딘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착해서 누가 먼저 싸움을 걸지 않으면 먼저 싸우지 않는다. 그런데 나라에 문제가 생기거나 억압이 닥치면 무서운 기세로 들고 일어선다. 그러면서 한국인은 평온과 분노. 이렇게 모순적인 것. 대조적 기질을 같이 갖고 있다. 이런 의견도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책에서 보면 일본에 대한 언급도 많이 있던데요. 그 시절에 외국인들이 바라본 일본은 어땠습니까.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요. 한국과 일본을 와보지 않은 사람들은 일본이 좀 능력 있고 매력적인 나라라고 보았어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일본을 실제로 겪은 사람은 조금 다르게 보았죠. 가령 일본이 한국을 개혁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일본을 위한 것이고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발전가능성을 오히려 일본이 방해했다. 그리고 한국에 교통통신을 갖추고 있는데 그것은 군사 활동을 위한 전략기지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의 장점도 이야기했어요. 일본인은 친절하고 예의바르다. 그런데 일본 국가를 말할 때는, 일본은 자신들을 아름다운 종족, 한국을 쓸모없는 종족으로 선전을 해서 한국을 식민지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세계는 그런 터무니없는 선전에 현혹되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의 사나운 군국주의를 조심해라. 그런 일본을 보았던 기록들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그렇게 왜곡되고 잘못된 시각들이 우리 안에도 남아있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이숲 작가 /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그렇죠. 우리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같은 것은, 사실 우리는 한국에 대해서 너무 비하하고 과소평가하잖아요. 그런데 기록을 보면 일본은 과대평가를 했고 한국은 과소평가 되어있다는 기록들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이것을 보면 그 말이 참 이상해서 오랫동안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왜냐하면 당시 근대화나 무기 같은 면에서는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월등했잖아요.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생각해보니까 그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한 나라의 전통 혹은 정신. 그런 것들을 평가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정신적으로 보면 한국이 만만치 않고 민족적인 부분이 높다고 본 것이죠. 그런데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식민지가 되었으니까 그런 것이 너무 안타깝고 분노한 사람들이 하는 말인데요. 저는 일본이 과대평가 되었고 한국이 과소평가 되었다. 그 말은 단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더 품위 있는 나라가 아니냐. 그런 말로 저는 해석하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토록 억압하고 왜곡하고 역사조차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거겠죠. 일본이 말이죠. 이 책을 보면 우리 고유의 장점 같은 것도 참 많이 표현을 해주셨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책을 읽고 나서 더 밝아지고 힘이 나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인에 관한 연구 계속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저자 이숲 작가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