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0-50대 중장년층의 앞날은 있는가. 어제 오늘 슬픈 보고서 2가지가 눈에 띈다.
한국보건사회진흥원이 현재 월 3백만원 이상을 벌고 있는 4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1000명을 조사해보니 지금 사는 집이 노후 대비책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63%나 된다고 발표했다. 40·50대로 한 달에 3백만원 이상을 번다면 그나마 현 생활은 유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이거나 적어도 2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까 뒤집어 내놓은 주머니엔 집 밖에 없다. 그것도 대출이 무거운 혹처럼 붙어 있는 자기 집 이거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값이 올라가고 있는 전셋집 말이다. 또 응답자의 78%가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희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는 40·50대 중산층 가구는 은퇴 이후에 그야말로 저소득층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40.50대 가구의 소득은 77%정도 증가됐지만 교육비나 외식 주거 교통 통신비용등 지출은 79%가 늘어나 소비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넘어섰고, 특히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3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 벌이는 좀 늘었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생활은 더 팍팍해졌고 빚은 빚대로 더 불어났다는 것이다. 은퇴 이후 거리를 떠돌지 않고 가늘고 길게라도 살려면 집 줄이고 덜 먹고 덜 입고 덜 즐기라고 그야말로 협박에 가까운 충고를 내놓았다.

2013년 현재 대한민국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7세, 퇴직 당시 대략 3억원 의 집과 현금 1억원 정도를 보유한다고 한다. 이것을 가지고 그들은 30년이 될지 40년이 될지 모르는 하염없이 긴 장수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자식들이 커서 시집 장가라도 가게되면 그나마 알량했던 주머니는 텅 비고 만다.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위기로 다가온다, 어찌 살 것인가.
55년생부터 63년생까지 이른바 베이비 부머라고 불리는 이들의 막내격인 63년생도 이제 쉰 살이 되었다. 720만명 이나 되는 그들 가운데 수백만명이 내년부터 2-3년 동안 집중적으로 퇴직할 거라고 한다. 정년이 60세까지 연장됐다고는 하지만 수백만의 비정규직은 이미 제외됐다. 사무직은 사실상 정년 60세는 힘들다고도 한다. 게다가 설사 60세까지 보장된다고 해도 월급은 깎자고 한다.
‘싸우면서 일한다’는 비장한 구호아래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들 베이비 부머들의 일터는 90년대 후반 듣도 보도 못했던 IMF라는 괴물앞에 모두 무너졌다. 직장인 가운데 20-30%는 일터를 떴다. 겨우 살아난 사람들이 회사 중견으로 밤낮없이 일해 다시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대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미 퇴직했거나 퇴직 1순위가 되어 버렸다. 아들과 자신 중에 직장생활을 누가해야 되는지를 선택하라는 해괴한 논리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지난 대선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40.50대 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리고 대선 결과를 결정지었다. 불투명한 앞날을 진보보다는 보수에 맡기는 것이 낫겠다는 막연한 소망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 아직 살아있으니 신경 써달라는 이야기 아닌가.
이미 60대가 되어버린 영원한 오빠 조용필은 올해 여전히 앙칼지고 주름 없는 목소리로 '바운스'를 불렀다. 사랑을 만나면 나는 아직도 마음이 콩닥콩닥 뛴다는 노랫말에 우리의 중장년층은 열광했다.
“You make me BOUNCE BOUNCE"
나는 아직 살아있어.
술 한잔에 바운스를 열창 하며 긴 저녁시간을 보낸 다음 날도 우리의 중장년 40·50대들은 어김없이 새벽에 눈이 떠진다. 그리고 잠 못 이루고 뒤척인다.
“ 근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