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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주인 바뀐 '워싱턴 포스트', 부활할까?

신동욱 기자

입력 : 2013.08.07 11:50


미국에 와서 한동안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구독을 권하는 것입니다. 몇 번 전화를 하더니 내가 이미 독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더 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가 운영하는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편지도 종종 날아옵니다.

신문이 신문만 팔아서는 생존할 수 없게 된 현실, 이미 한참 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가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신문이라고는 하지만 예외일 수 없습니다. 결국 팔렸습니다.

"그레이엄家, 포스트를 팔다.(Grahams to sell The Post)"

오늘자 워싱턴 포스트는 그들의 운명을 이렇게 일면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너무나 담담한 그래서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는 제목입니다.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워싱턴 포스트는 단순한 신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감정이 조금 욱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주가는 5%가 올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를 사랑한 '그래이엄 가문'보다 구원투수 '베조스'에 거는 기대가 더 큰 듯 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냉정한가 봅니다.
제프 베조스 외신
워싱턴 포스트를 사들인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창업자입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기업이죠. 19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서 이제는 전자제품, 가구,의류등 소매판매가 가능한 거의 모든 물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의 공룡입니다. 전자책의 대명사 '킨들'로도 유명합니다.

베조스는 특이한 이력으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명문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4년만에 투자회사의 부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아마존을 창업합니다. 이후 10여 년 만에 온라인 유통업계를 장악하고 우주항공벤처 '블루오리진'을 설립했습니다. 끝없는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무장한 그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 Spirit)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보여준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매각이 '올드 미디어의 몰락' '위기의 신문산업'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베조스가 인수했다는 것만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주가가 올랐다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겁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 왔습니다. 지난 수 년간 몇차례 구조조정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편집장을 교체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습니다. 최근에는 본사 사옥 매각까지 추진하는등 경영난 태개를 위해 몸부림 쳐 왔습니다. 하지만 불황으로 인한 광고 급감과 뉴미디어의 급부상이라는 시장의 파고는 너무 높았습니다. 지난달에는 인터넷판 유료화를 통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가 갖고 있는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비롯해 정치, 정책 , 외교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구축해 온 워싱턴 포스트는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신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워싱턴 포스트이지만 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사라지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 이제 미국인들의 관심은 베조스의 포스트가 과연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와 '마이더스의 손' 제프 베조스, 이들이 사양 산업의 대표격인 신문산업의 미래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에 전 미국인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