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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방화'에 영세 리본공장 전소…"재기 막막"

입력 : 2013.08.01 15:06


30대 남성의 묻지마 방화로 부산의 영세 리본공장이 전소돼 공장 관계자들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새벽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한 건물 2층 계단 입구에서 불꽃이 치솟았다.

쌓아놓은 장식용 리본 완제품과 폴리에스테르 폐자재에 옮겨붙은 불은 2층 리본공장으로 순식간에 번져 3천300여㎡ 공장 내부가 전소됐다.

이번 화재는 주거가 일정치 않은 홍모(39·무직)씨가 별다른 이유없이 1회용 라이터로 불을 지른 '묻지마 방화'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사상구 관내에서 20차례에 걸쳐 차량털이를 하다 붙잡힌 홍씨를 수사하다 방화혐의도 밝혀내 1일 구속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리본공장 사장 김모(55)씨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젊은 시절 각종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대출까지 받는 등 전 재산 4억원을 투자해 5년 전 처음으로 자신의 공장을 세웠다.

동생, 기술자 1명과 함께 꿋꿋하게 운영해왔지만 이번 화재로 삶의 희망을 통째로 잃게 된 셈이다.

지난해부터 신기술을 적용한 리본제품에 대해 반응이 좋아 납품업체로부터 주문량이 늘었던 터라 김씨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사장 김씨가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해 산 맹견 '차우차우'도 이번 화재로 타 죽었다.

더욱 딱한 것은 김씨가 가건물로 된 공장의 특성상 가입서류가 복잡해 보험가입을 미루다 화재가 발생해 보상받을 방법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불을 지른 홍씨 역시 화재로 인한 피해를 배상할 경제적 능력이 없어 김씨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장 김씨는 최근 경찰서에서 불을 지른 홍씨를 만났지만 피해를 보상하라는 말 대신 '열심히 살아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김씨는 "자고 일어나보니 평생을 투자한 공장이 잿더미가 돼 있었다"며 "처음에는 화가 나 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젊은 사람이 불쌍해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음을 추스리고 재기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