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가뭄 홍수 피해 줄이기 위한 상식 바로잡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적과 효과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참여 전문가들은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내세웠다. 강 바닥을 준설해서 퇴적토사를 긁어내면 수위가 내려가서 큰비가 내릴 때 지류 지천의 물이 더 잘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보를 건설하는 이유는 이랬다. '강에 물이 부족하면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연중 일정량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물 저장량을 늘리고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수질을 개선하는 큰 물그릇을 만드는 일'이라고..('4대강의 진실'/ 2011년 정부 제작 82쪽 짜리 4대강사업 홍보책자). 그렇다면 보 건설과 준설을 마친 지 2년이 다 된 올 여름이라면 수해가 났다는 뉴스가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7월 22일 3백mm 안팎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고 주택과 농경지, 도로 침수 피해가 난 경기도 여주와 이천, 양평, 광주는 대형 보 3개가 들어선 남한강 본류에 접해 있다. 큰 '물그릇'이 바로 옆에 있는데 어째서 수해를 당해야 했을까? 물그릇이 너무 작아서였을까? 아니면. 혹시 물그릇을 잘못 만들어서였을까?
유역(流域)이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빗물이 모여드는 구역이라는 뜻이다. 강원도 태백과 영월의 경계를 지나가는 백두대간의 태백산 천제단 위로 비가 내린다. 똑같은 빗물이지만 정상 마루금에서 어느 쪽으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한강이 되기도 하고 낙동강이 되기도 한다. 처음엔 실개천으로 흐르다가 작은 물줄기들이 모여 점차 큰 하천으로 몸집을 키워간다. 4대강이란 결국 우리 국토의 뼈대를 이루는 산줄기에 따라 각자 갈라진 유역에서 상류의 여러 실개천과 시냇물이 모여 이룬 큰 줄기의 물 흐름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을 실행한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가 2007년도에 만든 우리나라 하천유역도는 각 유역을 명료하게 표시하고 있다. 아쉽게도 하천유역도는 일반 시민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위치와 크기, 모양은 각각이라도 빗물이 모여드는 곳이면 모두 물그릇이다. 최상류의 산림도 물그릇이고, 물을 담아 벼를 키우는 논도 물그릇이다. 댐은 물론이려니와 저수지, 호수, 연못, 샛강, 습지, 홍수 때 넘치는 물을 잡아 모아두는 홍수터 저류지, 심지어는 빈 터의 물웅덩이조차도 물그릇이다.
4대강 본류 주변의 홍수 피해를 줄이려면 상류, 중류의 지류 지천서부터 홍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뜻을 모으던 공무원, 학자, 전문가들이었다. 바뀐 정권에서 대운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겠다고 깃발을 쳐들자 그 아래로 앞다퉈 몰려갔다. 누가 어떻게 지론을 뒤집었는지는 따로 짚어보기로 하자.
기후변화와 물 부족 시대,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서 물그릇 키우기는 필요하다. 다만 4대강의 본류만을 물그릇이라고 내세우는 건 아무리 봐도 생각의 차원이 낮고 편협하다. 국토 전체를 시야에 넣고 현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 국가와 정부의 임무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