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당국이 자국 항공사들에게 한-중 전세기 운항 축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보 요지는 이렇다. 한-중 정기 항공편을 운영하는 노선에서는 전세기 추가 운영을 불허하고, 같은 항공로에서 전세기 운영기간은 1년 중 4개월 이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즉각 확인작업에 나서, 중국 당국에 사실여부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중국이 자국 항공사들에게 통보한 내용을 왜 우리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까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과 중국 정기노선은 양국간 협의없이 조정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비정기 노선인 전세기는 2006년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호주의란 한쪽에서 자국 전세기 운항수를 늘리면 상대국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운항확대를 요구할 경우 받아줘야 하고, 반대로 한쪽에서 운항 횟수를 줄이면 상대국에 대해서도 운항횟수 축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양해각서라는 게 법적인 강제성을 띠고 있는 게 아니여서 중국이 한중 전세기 운항을 축소했다고 해서 우리정부가 자동적으로 운항횟수를 줄일 필요는 없지만, 중국이 우리쪽에 축소요청을 해 올 경우 이에 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국 항공사들에 대해 왜 한중 전세기 운항 횟수를 줄이도록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중국이 이를 이유로 우리측에 전세기 운항축소를 요청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전세기 운항 축소배경을 좀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중국이 우리쪽에도 축소 요청을 해 올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전세기 운항횟수가 축소되면 국내 여행업계는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운항횟수가 줄면 그만큼 관광객 수가 줄고, 정기노선의 비행기값은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광객 감소는 중국 경제 입장에서도 결코 반길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한중 전세기 운항을 줄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최근 우리 국적 항공사가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능성을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노선확장을 어느정도 견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중국내 자국 항공사들의 정규노선을 보호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우려는 복선도 깔려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중국이 당장 어떤 조치를 우리측에 요구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 여행업체들은 한중 전세기가 언제든 취소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한중 전세기 항공편이 갑자기 줄어들 경우에 대비해 중국 여행상품의 일정과 규모를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9월부터는 중국 여행 상품 가운데 일부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 항공당국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답변이 오면 곧바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중간 관광교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양국 전세기 운항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최근 관광산업 육성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자국 항공사 보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조치가 한-중 관광 교류를 확대하는 데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