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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돔 명인' 원산지 둔갑에 제주옥돔 신뢰도 '흔들'

입력 : 2013.07.18 19:48


정부 부처가 지정한 '옥돔 명인'이 중국산 옥돔을 제주 옥돔으로 둔갑시켜 홈쇼핑 등을 통해 전국에 판매한 사실이 18일 알려지며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처럼 원산지 둔갑이 잇따르며 선량한 수산업자들만 애꿎게 피해를 보고 있다.

◇ '명인' 타이틀 믿었건만…소비자 분통

제주해경청은 중국산 옥돔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 혐의(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수산전통식품명인 이모(61·여)씨 등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도내 수산물 도매업체로부터 중국산 옥돔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 국내산으로 표시된 포장지를 이용해 원산지를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친정어머니로부터 전수한 전통 옥돔가공 기술을 30여년간 이어와 수산전통식품명인 2호로 지정됐다는 점을 홍보해 홈쇼핑 방송 등에서 전국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해경은 밝혔다.

'수산전통식품명인'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하거나 전통 식품의 제조·가공·조리방법을 원형대로 보존한 자가 시·도를 통해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지정된다.

'명인'으로 지정되면 '식품명인' 표시를 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이씨의 옥돔 포장지에도 명인 표시 등이 붙어 있다.

이처럼 이씨가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점을 악용해 중국산 옥돔을 속여 판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많은 누리꾼은 '불법을 저지른 만큼 명인 칭호는 당연히 박탈해야 한다',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관련 법에 위법 행위를 했을 경우 명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당장 명인 칭호를 박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에 따르면 식품명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명인에 지정되거나 식품 명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양도·대여한 경우, 활동 상황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하는 경우 등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명인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이번 사례를 계기로 '명인' 타이틀에 대한 지정 취소와 사후 관리 등에 대해 관련 법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끊이지 않는 옥돔 원산지 둔갑

제주에서 특산물인 옥돔의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사례는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 11월에는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으로 원산지를 허위표시해 전국에 유통시킨 수산물 도매업자 7명이 검찰에 무더기 구속됐다.

2006년과 2007년에는 일본산 옥돔을 제주산 옥돔으로 속여 판 업자들이 해경에 적발됐고, 2009년 9월과 10월에는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으로 속인 수산업자들이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과 해경에 잇따라 검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산 옥돔을 조금 더 비싼 중국산으로 둔갑시킨 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주로 중국산이나 일본산 옥돔이 국내산, 특히 맛좋기로 소문나 선물용 등으로 인기가 많은 제주산으로 둔갑하고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명절이 가까워지면 원산지 둔갑 사례가 급증해 관련 기관이 해마다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다.

시중에서 중국산·일본산 옥돔은 통상 제주산의 절반 이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제주산 옥돔 어떻게 구별하나

옥돔의 원산지 둔갑이 끊이지 않는 것은 맛과 신선도 등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동일 종이라 원산지를 구별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해상에서 잡으면 국내산이고 중국이나 일본 해상에서 잡히면 중국산, 일본산이 되는 것 아니냐'며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내산'이라는 표시 하나를 믿고 맛있는 옥돔을 구입하려던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진짜 좋은 먹을거리인지 구별하기 어려워 막연히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제주산 옥돔은 낚은 지 하루 만에 유통되는 '당일바리'를 비롯해 잡은 지 3∼4일 안에 신선한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냉장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중국산 옥돔과는 맛과 품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색깔도 신선한 제주산은 붉은빛을 띠지만 선도가 떨어지면 색이 옅어진다.

시중에서는 제주산 옥돔 식별 요령으로 '등쪽과 머릿부분이 선명하고 진한 붉은색을 띠고 광택이 있으며 눈이 투명하고 꼬리지느러미에 노란색 띠가 5∼6개 정도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는 얘기가 정설이다.

맛을 보면 금세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제주산 옥돔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며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 제주산 옥돔의 품질을 높이려고 애쓰는 수산업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산 옥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제주산 옥돔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구입하려는 옥돔의 생산과 가공, 판매 등의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역추적을 통해 리콜이 가능하도록 차별화된 유통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또한 '가짜옥돔'으로 알려진 '옥두어' 등 옥돔 유사 종을 가려낼 수 있는 DNA 마커를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해나가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