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과 방배동 사이 서리풀 공원(서초동 1005의 6일대) 내에 위치한 정보사 부지. 서울시내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서초동 정보사 부지 매각이 또 다시 무산됐다.
매물로 나오면 매각가격만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기대가 무색할 정도다.
하루 빨리 땅을 팔아 부대 이전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국방부로선 이같은 흥행 부진에 당혹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부지 관리를 전담하는 국방시설본부는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인터넷 공매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지난 4월, 5월, 그리고 지난 9일 세 차례 매각을 진행했다.
하지만 세번의 입찰에도 불구하고 땅을 사겠다는 응찰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급기야 국방시설본부는 오는 23일까지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타진하고 있지만, 700억원이 넘는 계약금을 내놓을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는 것은 여건상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8만7000㎡(2만6317평)에 이르는 서초동 정보사 부지는 서울시내에 남아 있는 마지막 금싸리기 땅으로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치룬 곳이다.
인근에 대법원과 검찰청, 국립중앙도서관, 예술의전당, 서리풀공원 등 주요 관청과 문화·편의시설이 모여 있고, 정보사가 이전한 뒤 단절된 테헤란로와 서초대로를 잇는 장재터널이 개통되면 강남의 새로운 주거 및 교통 중심지로 거듭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금싸라기 땅인 정보사 부지가 세 차례 유찰의 굴욕을 겪는 데는 땅값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
국방부가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한 내놓은 매각가격은 7605억원. 1조원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지만,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7000억원이 넘는 땅값을 부담할 건설사나 금융권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설령 이 땅이 매각된다고 해도 풀어야 할 실타래는 또 있다. 업계는 이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경우 3.3㎡당 3000만원 이상이 되는 고급 아파트를 1000가구 이상 지어야 수지타산이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와 서초구는 녹지공간, 문화·컨벤션시설 등 공용공간을 많이 배치한 복합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서초구가 수립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주택 물량이 적게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이는 곧 땅 매입자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서울시가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높은 수준의 기부채납이나 소형 의무비율을 요구할 경우 사업성 악화로 개발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땅을 팔아 내년 정보사 이전(안양시 박달동)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었던 국방부도 유찰이 거듭되자, 후속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땅 매각이 지연되면 부대 이전 일정도 차질이 예상된다"며 "이 정도로 흥행이 부진할 줄은 몰랐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가격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란 종전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계약금 분할 납부, 매각가 인하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국방부는 서초구에 하루빨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알려달라는 공문도 이달 중 보낼 예정이다.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야, 인허가 리스크가 줄어들고, 매각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BS CNBC 산업부 윤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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