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형제의 횡령 사건 항소심에서 핵심 인물로 떠오른 김원홍씨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최근까지 계속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씨가 회삿돈 인출을 사실상 배후 조종한 정황이 드러난 와중에 새로 확인된 이런 사실이 최 부회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서울고법 형사4부 심리로 오늘 열린 항소심 15번째 공판에서 최재원 부회장은 "한 달에 한두 번씩 김원홍씨를 만난다.
지난주 금요일에도 대만에서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최 부회장 변호인은 재판부 요청에 따라 최 부회장이 김씨와 만나기 위해 출국한 기록을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기록을 접수한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달 5일과 12일 만났고, 올해 들어서도 수없이 만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회장 측은 만남의 목적에 관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나서달라고 김씨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오늘 공판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동생 최 부회장과 달리 김씨와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언급돼 대조됐습니다.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증인신문에서 "작년 7월께 최 회장과 통화하면서 최 회장과 김씨의 관계가 끊긴 것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 4월 29일 공판에서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최 회장이 10개월 전까지 김씨와 연락을 했으나 현재는 끊긴 상태"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김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이 사건을 기획하고 주도했다"고 지목할 만큼 핵심 인물로 떠올라 있습니다.
따라서 김씨와의 관계는 각 피고인의 횡령 범행 관여 정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큽니다.
재판부는 오늘도 "피고인들이 유죄라면 양형을 정할 때 공범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대신 이공현 변호사를 법정에 대동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2011년까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지평지성에서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습니다.
최 회장 측은 어제 오후 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오늘 오전 재판부에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습니다.
변호인 교체에 따라 남은 기일에 최 회장 측이 변론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변호사는 오늘 심리에 앞서 그동안 변론 가운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철회할 것은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변호사는 최 회장을 접견한 뒤 주장을 정리해 다음 기일 전까지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