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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집권당 뇌물수수 의혹 재점화

입력 : 2013.07.10 04:00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비롯한 스페인 집권 국민당 유력인사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또다시 스페인을 달구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스페인 국민당의 재무담당자가 직접 작성한 회계장부 원본이 공개되면서 라호이 총리를 궁지로 몰고 있다.

스페인의 일간지 엘문도는 9일 국민당에서 20여년간 재무담당을 지낸 루이스 바르세나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라호이 총리가 1990년대 말에 4만2천 유로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엘문도 신문의 보도는 국민당 유력인사들이 건설업자들로부터 수십년간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왔다는 이틀 전의 폭로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바르세나스가 직접 작성한 자료에는 라호이 총리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4만2천 유로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엘문도 신문은 이 회계장부를 입수한 경위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8일 법원에 이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당은 즉각 이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국민당은 성명에서 이 자료가 당의 공식 회계장부가 아니며 국민당의 어떤 당원도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직자들에게는 모든 돈이 적법 절차를 밟아 지급된다고 이 성명은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인 사회당은 긴급 당직자회의를 연 뒤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의혹들을 뒷받침하는 아주 중요한 증거가 나왔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엘레네 발렌시아노 사회당 원내대표는 회의 후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 국민에게 진실을 고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문도 신문은 지난달 바르세나스가 구속되기 직전에 페드로 라미레즈 편집장과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지난 7일 보도하면서 "국민당이 최소 20년간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바르세나스는 회계장부를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면서 "이 자금은 건설업계 거물들이 국민당 관할 지역의 공사 수주권을 받은 대가로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 국민당은 바르세나스가 스위스 비밀계좌 보유 의혹이 밝혀진 이후 뇌물 수수, 돈세탁, 세금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20년이 넘도록 몸담은 당으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된 바르세나스는 이에 맞서 "그동안 라호이 총리에 대한 충성심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말을 바꾼 뒤 국민당 고위인사들의 비리 의혹을 잇따라 폭로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