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법원이 10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세금횡령 관련 상고 신청을 받자 이례적으로 심리를 오는 30일 서둘러 열기로 결정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가 소유한 이탈리아 7개 전국 채널 가운데 3개 채널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그룹 미디어셋(Mediaset)의 세금 횡령을 공모한 혐의로 밀라노 항소법원에서 4년의 실형과 5년간의 공직진출 금지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앞서 밀라노 항소법원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4년 징역형을 선고한 지난 4월 판결과 관련, 판결근거 문서를 통해 그가 오랜 기간 '미디어셋'이 영화판권 구입가를 부풀리도록 주도한 사실이 증거를 통해 인정되며 이런 그의 범행은 총리 재임 때도 계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 업무가 너무 바빠 경영 문제에 관여할 수 없었다'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그가 공직 시절 여전히 TV판권 관리 등 미디어셋의 핵심 결정을 맡았다고 적시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측 변호사는 상고를 요청하는 서류가 10일 도착하자마자 대법원이 심리 일정을 이처럼 빨리 잡은 것은 피고 측의 권리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항소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면 76세라는 나이때문에 실형은 살지 않더라도 공직 진출 금지 결정에 따라 의원 자격을 박탈당하고 결과적으로 엔리코 레타 연립정권도 위태롭게 할 전망이라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현직 장관은 아니지만, 막후에서 연립정부의 안정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연립정부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국민당 내부 강경파들은 만일 판결이 불리하게 나오면 강력하게 항의를 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재판 이외에도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와 뇌물 등 권력남용 혐의로 7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나폴리에서는 전직 상원의원을 매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네 차례 내각을 이끌어 전후 이탈리아에서 최장기간 집권한 총리가 됐다.
그는 2011년 이탈리아가 채무불이행 등 경제난에 빠지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