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합작 영화는 양국의 문화가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많은 영화에 참여하고 싶어요"
16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은 만큼 성숙한 대답이었다. 제작비 225억원이 투입된 영화 '미스터 고'의 여주인공을 맡은 중국 여배우 서교가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 후기와 소감을 전했다.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를 만든 김용화 감독의 신작인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당찬 15세 소녀 웨이웨이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충무로 최초의 Full 3D 영화로 국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제작이다.
이 작품은 한중 합작 영화로서 한국과 중국 나아가 아시아 전 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제작사 화이브라더스 자본이 20%의 투입된 '미스터 고'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서교는 중국 시장 공략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2008년 주성치가 제작한 영화 '장강 7호로 데뷔한 서교는 '미스터 고'를 통해 한국 영화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화이 브라더스 사장님께서 김용화 감독님을 소개시켜 주셨어요. 당시 '미스터 고'의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운 좋게 합류하게 됐죠. 예전부터 감독님이 연출하신 '미녀는 괴로워'의 팬이라 너무나 기쁘게 출연을 수락하게 됐어요"
서교는 이번 영화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륭파 서커스단을 이끄는 소녀 가장 '웨이웨이'역을 맡았다. 웨이웨이는 할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함께 한국으로 넘어와 프로야구에 데뷔하게 된다.
데뷔 6년 차의 중국 여배우는 낯선 나라로 넘어와 한국말을 익히고, 실제하지 않은 3D캐릭터 '링링'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어린 여배우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
"감독님이 현장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연기 지도를 해주셨어요. 덕분에 새로운 연기 방식을 터득할 수 있었어요. 이를테면 코믹 연기를 할때는 평소 연기 톤보다 과장되게 해야한다는 거요"
고릴라 링링과의 연기 호흡도 영화에서 무척 돋보이는 부분이다. 서교는 3D 캐릭터와의 연기에 대해 "늘 한산을 두번씩 촬영했어요. 한번은 링링 대역을 맡은 배우와 연기를 하고, 두번째는 아무도 없는 채로 연기를 했어요"라고 설명한 뒤 "대역과 연습을 많이 하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촬영할 때 무리가 없었어요. 완성된 영화를 스크린으로 보고 나서는 정말 놀랍던데요"라는 감상을 전했다.
'미스터 고'는 영화 초반 중국 연변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서교는 중국의 번화한 현재 모습이 다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중국의 화려한 면모를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영화를 본 한국 관객들이 중국은 다 저런 모습만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서교는 이번 영화를 통해 수준급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보여줬다. 극중 한국어 대사가 30% 가량 등장하는데 외워서 익힌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럽다. 취재진으로부터 기억 나는 한국어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자 "내일 뵈요~"라고 사랑스럽게 말했다.
한국 합작 영화에 첫 출연한 서교는 이번 영화를 계기로 양국의 문화 교류의 장이 열리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더불어 "'미스터 고'는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인기를 얻을 거라고 생각해요. 3D 대작인데다 고릴라라가 양국의 관객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예측했다.
서교는 오는 8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공부와 함께 연기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개봉 전부터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와 속편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미스터 고'에 대해 "만약 '미스터 고2'가 제작되고, 감독님이 다시 한번 저를 캐스팅 해주신다면 무조건 할거에요"라고 당찬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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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 제공>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