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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기 사고 규명, 모든 가능성 염두…단정 일러"

류희준 기자

입력 : 2013.07.08 10:43


한국과 미국 정부 당국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한미 당국은 공항 시스템 미비나 기체 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블랙박스를 분석하는 등 원인 규명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사고의 조사 주체인 미 연방 항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어제 기장이 활주로 충돌 직전 재상승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2시간 분량의 조종석 녹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장이 충돌 1.5초 전에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기수를 상승시키려 했다는 것입니다.

허스먼 위원장은 사고 직전 여객기가 너무 낮은 고도에 너무 느린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해 충돌 7초 전에 적절한 속도로 높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고가 날 때까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에서 속도나 활주로 접근 각도에서 어떤 이상 징후도 없었으며, 엔진과 바퀴도 정상 작동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종사가 관제탑과 교신하면서 응급차를 요청해 착륙 이전에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아시아나항공 측이 항공기의 기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미국 교통 당국도 조종사 과실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허스먼 위원장은 기장의 과실로 단정하긴 이르며, 더 많은 정보와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스먼 위원장은 특히 범죄 행위가 개입된 증거는 없으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특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고 당시 자동 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공항 관제 시스템 미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적절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조종사가 시계 비행으로 착륙해야 합니다.

허스먼 위원장은 "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던 것을 사고 원인으로 볼 수는 없으며 위성항법장치나 활주로 지시등을 비롯해 조종사의 착륙을 돕는 다른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현지에 급파된 우리 측 사고조사대책반은 오늘 오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곧장 미 연방 항공안전위원회와 합동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미 항공안전위는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즉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를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미 항공안전위는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과 비행 당시 고도, 기체 자세, 엔진 등 각종 작동 상황이 기록된 블랙박스를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해 본부가 있는 워싱턴DC로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의 원인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길게는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항공안전재단(FSF)의 케빈 히아트 최고경영자는 "사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결론은 수개월 혹은 수년 이상 지나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도 "조사 기간은 사고 발생 경위에 따라 통상적으로 짧게는 6개월, 길면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