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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김종원 기자

입력 : 2013.07.06 16:12|수정 : 2013.07.06 16:54


훈련 비용 1억 원. 훈련 기간 2년. 훈련 성공률은 겨우 30%.

모든 훈련을 통과하는 건 1년에 8'마리' 뿐, 현역은 전국에 고작 60'마리'.

'명'이 아닌 '마리'?? 특수부대 얘기가 아닌, 시각장애인 안내견 이야기입니다.

거창했습니다만, 시각장애인 안내견 한 마리가 나오기까지는 특수부대 못지않은 힘겨운 과정이 숨어 있습니다.

애초 선발 과정부터 까다롭습니다.

유전자에 부모의 기억도 묻어오는 걸까요? 부모견 모두 안내견 출신인 순수 혈통이어야지만 처음부터 훈련을 소화할 수 있고요, 너무 머리가 좋아도, 너무 머리가 나빠도 안 되고, 너무 활발해도, 너무 소심해도 안 됩니다.

안내견_500너무 공격적이어도 안 되고, 사람보다도 더 사람을 좋아해야만 합니다.

훈련은 물론 고차원입니다. 시키는 것만 수행해선 안 됩니다.

스스로 생각하게끔 만드는 훈련을 받습니다.

시각 장애인을 안전하게 안내하기 위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위험하다 싶으면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까지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2년간의 훈련.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려니 순수혈통에서 태어난 안내견 후보들도 30%밖에는 통과를 못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탄생한 안내견이 얼마 전, 순식간에 무력화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른바 '델리만쥬' 사건입니다.

안내견 학교의 훈련사가 모든 훈련을 통과한 안내견을 데리고 지하철역으로 외출을 했습니다.

안내견_500그곳에서 정말 눈 깜짝할 사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취객이 손에 들고 있던 갓 나온 뜨거운 델리만쥬 (안에 크림이 들어 있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빵)를 안내견 입에 쏙 넣어준 겁니다.

멋도 모르고 간식을 받은 안내견은 맛있게 한 입 씹었고, 안에 있던 뜨거운 크림이 터져 나왔습니다.

뜨거운 크림에 입을 덴 안내견은 깜짝 놀라 과자를 뱉어냈고,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크림이 얼마나 뜨거웠겠습니까.

하필이면 그 안 좋은 기억이 지하철과 연계가 됐나 봅니다.

그날부터 지하철역 근처만 가면 괴로워하더니, 급기야 지하철을 피하기 시작했다네요.

이제 막 좋은 주인 만났던 안내견, 결국 수개월에 걸쳐 또 다시 지하철 적응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안내견에게 간식을 주는 행위,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그나마 훈련사가 데리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실제 시각장애인이 의지해 가는 중이었으면 지하철 쌩쌩 다니는 선로에서 위험할 뻔했지요.

안내견_500그 취객, 물론 악의적으로 간식을 준 건 아닐 겁니다.

다만 매너가 없었던 겁니다. 이런 것도 안내견에겐 비매너입니다. 바로 개를 만지는 거죠.

안내견은 사람보다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설명 드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면 엄청 좋아합니다.

길을 가다 만난 모르는 사람이라도 반갑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아무리 훈련받은 안내견이지만 주의가 산만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건널목이면 어떨까요? 시각장애인은 오로지 안내견에게만 의지해 건널목을 건넙니다.

당연히 차를 피해 똑바로 걸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갑자기 안내견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머 예쁘다!'를 연발하면 안내견은 순간 그쪽으로 머리가 돌아가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하겠죠. 이 역시 매너 없는 행동입니다.

요즘 인터넷에 가끔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Q1. "지하철에서 안내견을 봤는데,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만져줬어요. 그런데 잘 한 행동인지 모르겠네요."

Q2. "길가다 안내견을 만나면 만져주는 게 예의인가요, 그냥 지나치는 게 예의인가요?" 이제 정답을 아시겠죠?

더 자세한 내용은 오늘 밤 8뉴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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