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스노든을 비행기로 태워준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미국을 맹비난하며 미 대사관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어제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베네수엘라 등 남미 4개국 정상과 이 문제에 관해 특별회담을 열고 이처럼 밝혔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여객기에 스노든을 태웠다는 의혹을 받아 최근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에서 영공 진입을 거부당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후에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 수출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나서 항공편으로 귀국하던 길이었으며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돌아왔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에는 미 대사관이 필요가 없으며, "미국이 없다면 정치적으로나 민주적으로 더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아르헨티나·수리남 정상은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성명을 내고 대통령기의 영공 진입을 거부한 것은 "국가 주권 침해"라며 프랑스 등 4개국에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볼리비아와 회담한 나라 가운데 스노든의 망명을 수용할 나라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스노든의 망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모랄레스 대통령도 실제 러시아에서 스노든을 본 적이 없고 망명 신청서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첩보 감시망 기밀을 폭로한 스노든은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숨어 중국과 베네수엘라 등 21개 나라에 망명 의사를 타진했으나 계획이 번번이 좌절돼 국제 미아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스노든이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간첩 혐의로 중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반정부 운동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미국 대사와 마약수사청 요원들을 추방하는 등 예전부터 반미 성향이 뚜렷했습니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의 미국 대사관은 어제 독립기념일 행사를 취소하고 비상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동부 산타크루스에서는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영사관 문에 항의 문구를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영공 진입 거부에 관여했는지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영공 진입을 거부했던 프랑스가 볼리비아에 사과를 전했지만, 볼리비아는 유엔제소를 넘어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