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도청망 관련 기밀을 폭로한 후 망명지를 물색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열흘 넘게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머무르면서 러시아 정부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러시아는 스노든을 송환하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한 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관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스노든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4일(현지시간) 스노든이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할 의향을 밝혔다가 곧바로 철회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스노든)은 갈 곳(망명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러시아가 스노든을 위해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으며 어떤 식으로든 상황이 풀려야 한다고 이타르타스통신에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의 발언은 스노든이 망명할 나라를 찾는 데 러시아가 무한정 시간을 줄 수는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스노든은 한때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하겠다는 의향을 러시아측에 전달했으나, 지난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노든이 미국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해야만 러시아가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을 밝히자 이를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스노든이 망명을 신청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망명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스노든의 망명 선택지는 더욱 좁아졌다.
엠마 보니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망명을 희망하는 사람은 이탈리아 영토나 국경에서 직접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이탈리아 스노든의 망명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자국 의회에 설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 정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스노든의 망명 요구는 정치적 수준에서도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 의회도 좌파 성향의 녹색당 의원과 해적당, 밝은미래당이 낸 스노든 시민권 부여안을 논의했지만 미미한 지지만을 받았다.
스노든에게 아이슬란드 시민권을 즉각 부여하는 방안이 의회에 제안되기는 했으나, 의원 63명 중 소수정당 소속 6명만 이를 지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