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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태 기자의 세상읽기]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 기사는 다 비슷하다?'

입력 : 2013.07.04 15:47


저널리즘 문제를 논의하면서 정치부 기자, 그 중에서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권력의 맨살을 취재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취재원과 진심으로 터놓고 얘기하기도 쉽지 않고, 자칫하면 편향이라는 소리를 듣고, 까딱하면 취재원으로부터 거부당하게 되고... 어느 분야나 제대로 취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치 권력에 대한 취재는 특별한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또 워낙 사람들의 시선도 예민하고요.

그러다보니 청와대 관련 기사는 어느 정부 때나 비슷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해외 순방 관련 기사는 더욱 그런 말을 듣습니다. 국가를 대표해서 외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좀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띈다고 하더라도 고춧가루 뿌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정상 외교라는 게 당장의 현안에 대한 결론을 딱딱 내놓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얘기가 항상 두루뭉수리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무슨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면 기사 자체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죠. 그러다보니 순방 관련 기사들은 대개가 비슷비슷한 추상적인 미사여구들로 채워지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전하더라도 실제 발언 내용, 행사 관련 팩트 등을 인용해서 가급적 차분하게 전달할 수도 있고 다양한 수식어를 동원해 포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이 KBS, MBC의 박 대통령 방중 기사를 비판하는 칼럼을 썼습니다. 이렇게 분석적으로 들여다보는 시선이 많을수록 민망한 보도도 줄어들 거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사족으로,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저는 우리 미디어 비평도 조금 더 냉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글에도 이런 저런 댓글이 달렸던데, 수긍하는 사람이 많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이걸 지금 정파적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는 MBC, KBS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서의 공격으로 읽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미디어 비평으로서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죠.

저는 미디어오늘 같은 미디어 전문 비평지에 이런 칼럼이 실리면 적어도 기자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설득력을 획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의 수준과 미디어 비평지의 수준이 따로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 칼럼의 견해는 SBS와는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