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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케네스 배씨 특별교화소 생활 공개…종일 농사일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13.07.03 17:58|수정 : 2013.07.03 19:58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로 북한의 특별교화소에 수감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의 생활이 이례적으로 공개됐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배 씨가 수감된 특별교화소를 직접 방문한 뒤 썼다는 기사에서, "배준호 씨가 아침 6시에 기상해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농사일을 하고 있는 것을 현지에서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적자가 북한의 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것은 배 씨가 처음입니다.

북한이 배 씨의 특별교화소 생활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미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조선신보는 왼쪽 가슴에 '103'이라는 숫자가 적힌 푸른색 죄수복을 입은 배 씨가 지난 5월 14일 교화소에 입소했으며 "콩씨를 뿌리고 거름내기와 감자, 강냉이 등의 밭 김매기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배 씨는 지난해 11월 구속된 이후 교화소 입소 전까지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했지만, 입소 후에는 통화가 차단됐고 대신 배 씨가 쓴 편지가 2차례 발송됐고 배 씨 앞으로 온 편지가 5차례 접수됐습니다.

조선신보는 "북미간 국교가 없는 조건에서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배준호 씨를 1차례 면회했다"며, "배 씨는 구속된 이후 전화통화와 편지, 면회 등을 통해 자신이 풀려날 수 있게 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배 씨는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당뇨병과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상이 있고 10여년 전에 허리를 다쳤는데 통증이 재발됐다"며, "농사일은 처음 하는 일이지만 이 곳에 있는 분들이 많이 배려해 줘서 무리하게 일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던 배 씨는 지난해 11월 외국 관광객들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꽃제비'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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