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준별 선택형으로 처음 치러지는 가운데 대학에 다니면서 수능을 보는 '반수생'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시험유형이 크게 바뀌어 수능을 두 번 보는 이점이 줄어든데다 자연계는 과학탐구 교과과정이 개편돼 공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30일 학원가에 따르면 대학의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이달 하순에 맞춰 주요 입시학원들이 '반수생반'을 개강했지만 수강생 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원에 등록한 반수생이 작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며 "대입 유형이 바뀐 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 불황 등이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수생이나 재수생은 이미 한차례 수능을 치른 경험이 재학생에 비해 큰 이점으로 여겨졌지만, 올해는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뉘는 선택형 수능으로 시험방식이 대폭 변경돼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학생 수 감소와 불황으로 반수생을 포함한 재수생 숫자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인 점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 수는 6만7천525명으로 지난해 7만5천523명보다 10.6% 줄었다.
일부 탐구영역의 교과과정이 개편된 것도 반수생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통상 반수생·재수생은 탐구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데 올해 자연계의 경우 과학탐구 교과과정이 개편돼 새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반수생이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이 이사는 "올해는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세 과목에서 두 과목으로 줄어 과목당 응시인원이 줄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탐구영역에 강한 반수생은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원가에서는 수시모집에서 반수생이 강세를 보일 수도 있으며, 9월 모의평가 이후 또 한번 재수생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짧게나마 교양과목을 들으며 쌓은 소양을 토대로 논술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반수생은 소위 '인서울'(서울 시내 대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이 비교적 많아서 수시에서 요구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부담이 덜하다.
실제로 재수생들은 재학생에 비해 성적이 높아 매년 수능 1∼2등급에서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35%에 달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올해는 수시에서도 수능이 당락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반수생이나 재수생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다만, 반수생은 공부 기간이나 공부량이 상대적으로 짧고 '돌아갈 곳이 있다'는 인식 때문에 재수생보다 성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