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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경규 씨 "알콜 중독 치료를 위한 카프병원 사라질 위기"

입력 : 2013.06.26 10:53|수정 : 2013.06.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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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카프 병원이라고 알고 계십니까. 많은 분들이 낯설어 하시겠지만 알고 보면 꼭 필요한 병원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한 유일한 전문 병원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병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관련해서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 감나무집에서 생활하고 계신 민경규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카프 병원에서 이런 재활시설도 운영하고 있네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그렇습니다. 연계해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감나무 집에서 생활하고 계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제가 2012년 9월 6일 날 입소해서요. 현재 10개월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곳을 알게 되셨어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제가 2007년도의 지인 분들의 충고를 받았습니다. 술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을 제가 느끼고 처음으로 카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인 것을 제가 인정하지 못하고 퇴원 후에 다시 재발했고 견디지 못한 가족들이 떠나버렸습니다. 절망 속에서 노숙 생활을 2년간 했고요. 이후에는 은평 마을에서 2년간 생활하고 서울 은평 병원에 1년간 입원 중에 절실하게 단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병원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감나무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코올 중독인 분들 의지는 있어도 실천까지 정말 어려우니까요. 그 과정을 위해서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고 그런데 이 시설에서 나가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의 지원이 끊긴 이후에 모든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진행되면서 식비, 시설관리비 등 재단 지원이 중단됨으로서 개인 후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쌀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갑자기 재단의 지원이 중단된 것인가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1997년도에 술에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가하자는 법안이 추진되자, 주류협회에서 부담금을 내는 대신에 알코올 중독 치료 사업을 하겠다면서 병원을 만든 것인데요. 주류협회에서는 3년째 카프 재단에 연간 지원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건강 기금 대신 우리가 이런 병원을 운영하겠다. 하고 주류 협회에서 기금을 마련해놓고 병원 운영은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얼마나 된 건가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8년 정도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3년 전부터 재단 지원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러면 그 3년 동안 보건복지부나 관계부처에서는 가만히 있었을까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저희 쪽에서도 많은 분들이 호소를 했지만 협회 쪽에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앞으로는 치료나 이런 것은 관여하지 않고 예방차원에서만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주류 협회에서 말을 바꾼 것이고 꼼수를 부린 거네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그렇죠. 약속위반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 동안 어려움도 많았겠네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재단에서 지원을 받고 있던 돈들이 끊기고 나서는 저희들이 그 전에 받았던 생활비를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작년까지 근근이 생활을 해 왔습니다. 올 1월부터는 이나마도 다 소진되고 개인 후원자들이 도와주시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전문병원은 유일하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그렇습니다. 저도 알코올 치료를 받으면서요. 30여 번 병원을 들락날락 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치료나 교육은 없었고요. 그냥 수용하고 감금되어 있는 상태밖에 없었지만 알코올 전문 병원인 카프에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교육 이후에 재활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알코올에서 벗어나기 위한 좋은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고 확률적으로도 높고요. 치료 회복에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재활시설 같은 경우는 무료로 머무는 건가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저 같은 경우는 시설 보호자로 지정 되어 있어서 무료로 생활합니다. 그러나 지정되어 있지 않은 분들은, 보호자가 가족이 계신 분들은 25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다른 사설 시설에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거네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상당히 저렴하죠. 다른 곳도 제가 가보았는데요. 이 정도 돈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코올 중독도 사회적 질환이다. 해서 정부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말은 많은데 정작 있던 병원까지 없앤다는 말이죠. 큰일이네요. 지난주에 카프 병원 정상화 촉구하는 결의대회 열렸는데 이 자리에 많이 참석하셨나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네. 그렇습니다. 아직 우리가 회복되고 있는 환자의 입장이다 보니까 망설임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자발적으로 참석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막바지로 몰린 알코올 중독자들이 이렇게 계속 지원된다면 다시 거리로 나 몰리는 노숙저로 전락될 처지입니다. 알코올 중독의 마지막은 거리에서의 외로운 죽음일 수밖에 없고요. 저희는 살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 공동 재활시설에 계신 민경규 씨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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