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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주변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가 휴대폰으로 가로등을 촬영했습니다.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을 것만 같은 골목길의 가로등이 지나는 나그네의 심성을 자극했나 봅니다.
밤은 휴식과 동시에 치유이고, 창조이고, 죽음이고, 생명입니다. 우리들의 무의식 세계는 밤을 통하여 아픈 기억을 지우고 부활과 같은 창조의 메시지를 읽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루가 간다는 것은 새로운 하루가 온다는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올라가면 빛은 생명으로 이해되곤 했다고 합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이 우주를 불로 인식하고 일정한 법칙으로 소멸과 탄생을 반복한다고 설명합니다. 끊임없이 에너지의 타는 과정을 통해 빛을 지속 시키고 즉 대립과 투쟁으로 살아있는 우주의 존재를 인식했다고 하네요.
사람의 원초적인 고독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에너지의 소멸, 나의 죽음이 칠흑 같은 어둠과 닮은 것이라고 한다면, 가로등은 생명이 소멸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인간 본능의 연민이기에 밤길 가로등 풍경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