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스위스로 자금을 옮긴 미국인 명단을 미국에 공개하고 이를 도운 스위스 은행들에 대해 과징금을 물리는 것을 골자로 한 미국과 스위스의 비밀 금융협정이 스위스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스위스 하원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9일) 저녁 반대 123, 찬성 63, 기권 4표로 양국의 비밀 금융협상안 인준을 거부했습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상안을 제시했고, 시행시기조차 7월1일로 못박는 것은 물론 협정안에 대한 추가 정보 제공도 거부하고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이 금융협상안은 사실상 폐기됐습니다.
협상안 반대를 주도한 우익 스위스국민당의 크리스토프 블로허 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금융권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권이 타국의 법률을 위반했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고 해결책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금융권은 미국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협상안은 스위스 은행들이 미국인의 조세 회피를 조장한 혐의로 제소당해 막대한 벌금을 물고 이에 따라 세계 금융중심인 미국 시장 참여가 금지되는 불상사를 미리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인식돼왔습니다.
이 협정이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만 스위스 금융권은 현행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 미국인 고객과 이를 담당한 은행 직원들의 명단을 미국 세무당국에 넘겨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