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통한의 결단 "'뫼비우스', 21컷 삭제 후 재심의"

김기덕 감독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신작 '뫼비우스'에 대해 재분류 신청이 아닌 재심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18일 오후 김기덕 감독은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재분류 서류를 준비했으나 또 다시 제한상영가를 받으면 3개월 후 재심의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러면 배급 예정인 9월을 놓칠 수 있어 재분류 심사를 포기하고 국내 개봉판은 영등위의 지적을 받은 장면을 삭제 한 후 재심의를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분류'는 영등위 등급에 이의가 있을 시 30일 내에 똑같은 영상물에 대해 다시 심의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고, '재심의'는 일부 장면을 편집한 영상물에 대해 새로 심의를 요청하는 절차다. 김기덕 감독이 재심의를 넣기로 결정했기에 국내 관객은 '뫼비우스'의 원작은 볼 수 없게 됐다.

편집된 분량은 총 21컷으로 러닝타임에서 1분 40분 가량을 덜어냈다. 김 감독은 "영등위로부터 받은 5가지 지적에 근거해 영상을 뺐다"면서 "보는 관객 수준에 따라 영화의 줄거리나 장면의 표현이 모호할 수 있으나 성숙한 성인관객들은 충분히 뉘앙스를 추론하며 영화를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서 원작 그대로 관객에게 선보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유감의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뫼비우스'는 주연, 조연, 단역까지 대사가 없는 영화로 온전히 장면으로만 드라마를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한국배우와 스탭들과 작업 한 이상 국내 개봉은 어떤 경우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결단의 배경을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열연을 펼쳐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고가 인정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해외시장과 영화제가 있어 영화의 의미를 알리지만, 영화에 출연한 신인 배우나 스탭들은 국내 개봉을 통해 연기력을 알려 인지도를 올리고 한국 안에서 연기자로, 스태프로 자리를 잡기를 바란다"고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했다. 

특히 "조재현 씨의 연기력는 이미 알고 있지만 엄마와 애인 1인2역을 몸을 사리지 않고 열연한 이은우씨와 정말 놀랍게 아들 역을 해낸 서영주씨의 연기력은 꼭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서 배우의 호연을 극찬했다.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지난 3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당시 영등위 측은 "영상의 내용 및 표현기법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같은 영등위의 판정에 김기덕 필름은 재분류 신청을 고려했으나, 장고 끝에 삭제 후 재심의라는 결단을 내렸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