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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위 공무원 무혐의 처분…법원 "이해 안돼"

입력 : 2013.06.18 07:09

"증거·정황 충분…뇌물수수 혐의 인정" 이례적 판결


법원이 뇌물수수 비위 공무원에 무혐의 처분한 검찰 판단을 뒤집어 혐의를 인정하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놨다.

2011년 6월 28일 오후 1시께 충북 도내 한 지자체 산하 사업소.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은 이곳 공무원 이모(46·6급)씨가 각종 입찰 편의를 봐주고 업자들로부터 수시로 소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제보를 입수, 이날 업자들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온 이씨를 덮쳤다.

암행감찰반은 곧바로 이씨의 지갑에서 현금 30만 원과 미화 284달러를 확인, 출처를 추궁했다. 당황한 이씨는 이리저리 둘러대다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들통나자 이내 건설업을 하는 후배로부터 받은 것임을 시인하고 자필확인서까지 작성했다.

이씨는 또 같은 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59회에 걸쳐 허위 출장보고서를 작성하고 여비 116만 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비위 사실이 적발된 이씨에 대해 충북도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그러나 이씨는 수사기관에서 돈의 출처를 후배가 입원한 장인에게 위로금 조로 준 것이라 진술을 번복하고, 자필확인서 역시 억압적인 조사 분위기 때문에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8월 30일 이씨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혐의를 벗은 이씨는 곧 "잘못된 사실 판단으로 징계를 받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과 달리 이씨의 뇌물수수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청주지법 행정부(최병준 부장판사)는 18일 이씨가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의 잦은 주장 번복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일부는 거짓말 탐지기에서도 거짓반응이 나온 점, 암행감찰반의 강압적 조사가 이뤄졌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 여러 증거와 정황을 종합할 때 뇌물수수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검찰의 결정은 확정된 형사판결과 같은 증거가치를 가지지 않으므로 징계 취소 사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혐의 처분을 선뜻 수긍하기도 어렵다"며 검찰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어 "공직자 신분으로 업자로부터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출장비를 허위 수령하는 등 그 비위 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아 이씨의 징계처분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