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감독조합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등급 철회하라"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 내려진 제한상영가 등급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오전 한국영화감독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한국영화감독들은 그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행보를 지켜보며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 결정은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게 만든다"며 문제 제기 했다.

이어 "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뫼비우스'에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린 것은 영화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보기 위해 해외로 나가란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제한상영가 등급의 불합리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은 "영비법(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에 근거한 제한상영가조치는 그 명확한 판단 기준이 규정되지 않아 이미 지난 2008년 7월 31일 헌법 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바 있는 사문화된 등급"이라면서 "최근 김곡 김선의 '자가당착'에 대한 제한상영가조치 역시 행정소송에서 패소, 제한 상영가 결정이 취소당한 바 있다"는 사례를 언급했다.

더불어 "더 이상 우리는 현행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근대적이고 저열한 태도와 수준에 한국영화를 맡겨둘 수 없다. 계속되는 영등위의 이러한 행위는 시민들의 양식에 대한 도전이고 한국영화와 관객에 대한 모독이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한 도전이라고 우리는 인식한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은 영등위에 3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나섰다. 첫째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를 철회, 둘째 박선이 영등위원장의 사퇴, 마지막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영등위를 민간자율화하는 문제를 포함 합리적인 등급분류를 위한 논의의 틀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또 "영화에 대한 판단 기준은 영등위가 아닌 관객들이 세워나가야 할 것이며, '뫼비우스'에 대해 관객이 판단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의 자유이기도 하거니와 헌법적 권리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영등위의 등급 분류 기준에 대한 영화인들의 불만은 오래 전부터 쌓여왔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전규환 감독의 '무게',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 등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홍역을 치렀다 

여기에 지난 3일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영상의 내용 및 표현기법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공동 성명을 통해 영등위에 철회 요구를 하는 집단적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